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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공연에 일본팬들 환호, 한국어로 "사랑해" 외치기도
"저 인피니트 팬이에요"
요새 1,2년간 일본 케이팝팬들에게서 심심치 않게 듣는 소리다. 한국음악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 생각지도 못하게 인피니트의 이름을 듣게 된다. 케이팝 팬들 가운데 인피니트 팬을 자청하는 이들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처럼, 일본에서 인피니트는 실제 승승장구 중이다.
'군무돌', '무한돌'로 불리며 소녀팬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는 7인조 남성 케이팝 그룹 '인피니트'는 2011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첫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일본에서 지속적인 인기 상승세를 보여온 그룹이다.
리더이자 메인보컬인 김성규를 중심으로, 남우현(메인보컬), 장동우(랩), 호야(랩, 보컬, 안무), 이성열(보컬), 엘(보컬), 이성종(보컬) 등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2,3년 사이 등장한 아이돌 가운데 가장 두르러진 활약을 보이는 팀인데, 일본에서도 그 인기가 상당하다. 지난 6월에 발매한 첫 앨범 '사랑에 빠질 때(恋に落ちる時)'는 오리콘 주간 랭킹 6월 17일 자에서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8월부터 월드투어 '2013 인피니트 1st 월드 투어 'ONE GREAT STEP'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월드투어는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일본, 태국,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 미국, 페루, 영국, 프랑스 등 10개국 이상에서 펼쳐진다. 일본에서는 9월 5일 후쿠오카, 히로시마, 고베, 요코하마 등 4개 도시에서 7번의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18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인피니트는 인상적인 공연을 펼쳤다. 이날 인피니트는 약 3시간에 걸쳐 자신들의 앵콜곡을 포함한 총 26곡을 선보이며 일본 팬들을 매료시켰다.
황금색 장식이 달린 옷을 입고 등장한 인피니트는 'Destiny', 'Tictoc', 'Paradise' 등을 불렀고, 콘서트장의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이곳저곳에서 팬들이 한국어로 '사랑해'를 외쳤다.
리더 성규의 뛰어난 보컬 실력과 더불어, 멤버들의 댄스 실력은 매우 뛰어났고 퍼포먼스의 완성도도 상당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무대에 자신감을 가지고 솔로,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성종·성열 콤비가 DJ가 되어 클럽과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 데 이어, 이 분위기를 이어받아 호야와 동우가 멤버로 있는 힙합 유닛 '인피니트 H'가 히트곡 '스페셜 걸'을 불렀다.
또한, 멤버 엘이 'Love U like U'를 기타를 치면서 불렀고, 우현은 'Beautiful'을 뮤지컬화하여 사랑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성규는 자신의 솔로 발라드 곡 '60seconds'로 슬픈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이내 콘서트장은 팬들이 쥔 펜라이트로 인해 밤하늘에 별빛이 떠 있는 듯한 분위기로 환상적인 분위기가 마련됐다.
이들은 이후에도 감미로운 곡인 'MOM'과 경쾌한 멜로디의 'Still I Miss you' 등을 불렀고, 'Nothing's over'로 화려한 댄스를 보여줬다.
회장의 분위기가 한 껏 달아오른 가운데, 인피니트는 자신들의 최고 히트곡 '맡겨', 'Cover girl', 'Be Mine'(내꺼하자 일본 버전)', 'B.T.D(일본버전)', 'Man in LOVE(일본 버전)', '추격자' 등 자신들의 히트곡을 연속으로 선보였다.
재밌었던 것은 공연이 마무리되고 공연장에 불이 꺼졌을 때였다. 일본팬들은 곧바로 인피니트의 히트곡 '돌아와'의 한 구절인 '돌아와 돌아와 다시 돌아와'를 외치며 앵콜을 요청했다. 물론 한국말로 외쳤다.
이에 인피니트 멤버7명이 'Come Back To Me'를 부르면서 스테이지 위에 다시 올라왔다. 이들이 'Hysterie'를 부르자 콘서트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성규는 마지막 인사에서 "일본에 올 때마다 아낌없이 응원해준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요코하마 공연이 끝난 뒤에는 다른 나라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꼭 다시 일본에 돌아올테니 기다려달라"며 인사했다. 성열은 "여러분 기대에 응할 수 있도록 더 큰 성열이 되어 돌아오겠다. 더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사 뒤 마지막 곡 'With'으로 이날 공연은 마무리됐다.
도쿄 가츠시카 구에 거주하는 두 10대 여성, 마코 양과 아야 양은 이번 공연에 대해 "'최고'(한국어로)였다. 완성도도 대단했고, 일본어도 잘하더라"며 콘서트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일본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되는 한국 음악방송을 보고 인피니트를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한국 음악방송에서 본 인피니트의 댄스가 정말 멋있었다는 것. 두 사람은 인피니트의 매력에 대해 "노래 부를 때는 멋있는데, 말할 때는 귀엽다. 그 갭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팬 가운데서는 먼 지역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
필자가 만난 10대 남녀 두 명은, 도쿄에서 고속 철도 신칸센을 타고 약 2시간이나 걸리는 미야기 현에서 왔다고 한다. 사촌 관계라는 두 사람은 "인피니트를 위해 태어났다"고 말할 정도로 열혈 팬이었다.
두 사람은 "멤버들 사이가 좋은 게 보기 좋고,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인다"며 그런 부분이 호감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현역 고등학생으로, 다음날 오전 7시에 학교를 가야한다며 인터뷰를 마친 뒤 급히 신칸센을 타러 갔다.
최근 "한류는 끝났다"고 단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류 '붐'은 분명 끝났다. 이전과 같이 주류 언론에서 매일 시도때도 없이 다루거나 어떤 유행을 일으키거나 하는 일은 이제는 없기 때문. 한일관계 경색으로 한류 콘텐츠를 다루기 불편해하는 분위기도 일부에서 보인다. 하지만 폭발력을 잃었다뿐이지, 한류 콘텐츠는 일본 문화의 한켠에 깊숙히 뿌리내렸다. 인피니트 공연 현장에서 새삼 느끼게 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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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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