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화려했다. 너무나 화려했다. 한화 이글스 '루키' 송창현의 '시즌 피날레'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류현진(LA 다저스)도 부럽지 않은 완벽투였다.
송창현은 3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 선발 등판, 데뷔 후 최다인 8이닝(종전 6⅔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4.10에서 3.70으로 대폭 끌어내렸다.
이번에도 승수쌓기에는 실패했지만 송창현이 데뷔 첫해 선발 14경기, 구원 15경기에 등판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팀과 개인 모두에게 의미가 크다. 특히 9월 이후 6경기에서 보여준 임팩트(38이닝 8자책)는 마치 한화 시절 류현진을 연상케 했다. 선발 등판 시 평균자책점도 종전 4.89에서 4.26으로 크게 낮췄다. 류현진을 대체할 좌완 선발요원이 시급했던 한화에게 송창현의 활약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영락없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완벽투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득점권 출루는 단 2차례였고, 그 중 한 번은 실책으로 인한 출루 허용이었다. 최고 구속 145km 직구(69개)의 움직임이 워낙 좋았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직구였다. 배트에 맞아 나가도 대부분이 뜬공에 그쳤다. 적재적소에 섞어 던진 슬라이더(25개)와 체인지업(10개)도 위력을 발휘했다.
송창현은 1회말 2사 후 이병규(9번)에 안타를 맞았지만 정성훈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첫 이닝을 넘겼고, 2회에는 선두타자 이진영에 안타를 내줬으나 정의윤-이병규(7번)-윤요섭을 나란히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송창현은 4회말 선두타자 이병규(9번)에 안타를 내줬으나 정성훈을 2루수 땅볼, 이진영을 5-4-3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도 2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6회는 삼자범퇴로 마감하며 기세를 올린 송창현은 7회말 2사 2루 위기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7이닝을 막아내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을 경신한 순간이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처음이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때마다 최다이닝 경신. 송창현은 8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지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곧이어 박용택은 3루수 직선타, 손주인은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자신의 한경기 최다 이닝을 1⅓이닝이나 늘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송창현이다. 한화 타선이 9회까지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한 탓이다. 그는 9회말부터 박정진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힘찬 박수로 송창현을 격려했다.
비록 최근 11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송창현에게는 당장의 1승보다 투구 내용이 더 중요했는데, 내용은 물론 꾸준함까지 유지하며 후반기 한화 선발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오히려 외국인투수 대나 이브랜드와 데니 바티스타보다도 안정감 넘치는 투구로 가치를 어필했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보여준 송창현의 8이닝 완벽투. 팀과 본인은 물론 팬들의 뇌리에도 오래 기억될 만한 장면이다. 비록 팀은 연장 끝에 0-1로 패했지만 송창현의 역투는 너무나 훌륭했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이날 패배에도 "송창현이 잘 던졌다"는 말은 잊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송창현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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