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끝내기 안타의 원천은 '캡틴'의 족집게 과외였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3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연장 10회말 끝내기 3루타로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자신의 통산 첫 끝내기 안타였기에 기쁨이 두 배였다.
이날 오지환은 앞선 3타석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을 뿐 나머지 타석서는 중견수 뜬공과 2루수 땅볼로 각각 물러났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마지막 타석서, 그것도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기어이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낸 오지환이다.
LG는 0-0이던 연장 10회말 1사 2루서 흐름에 한 차례 찬물을 끼얹었다. 한화 포수 엄태용이 공을 놓친 사이 2루 대주자 이대형이 3루를 훔치다 비명횡사한 것. 졸지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되면서 흐름이 완전히 끊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용의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오지환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캡틴' 이병규가 '족집게 과외'를 실시했다. "2스트라이크 이전까지는 몸쪽 공만 노리라"는 이병규의 지시가 있었다. 송창식의 초구는 마치 영화처럼, 이병규가 언급한 코스에 정확히 들어왔다. 몸쪽 높은 직구. 오지환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1루쪽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이를 틈타 1루 주자 김용의가 홈을 밟았다.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끝내기 3루타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의 표정은 무척 밟았다. "(이)병규 선배가 분명히 몸쪽으로 들어올 거라고 하셨다. 초구부터 노리자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전투적으로 하려고 했다. 소심하게 플레이하면 오히려 내가 위축되고 그게 수비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LG는 이날 승리로 2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직행 희망을 살렸다. 오지환은 "오늘 분위기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누가 더 긴장하지 않고 과감하게 할 수 있느냐 싸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LG 오지환(오른쪽)이 기뻐하고 있다. 그를 축하하는 '캡틴' 이병규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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