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대급 대접전이 됐으면 좋겠다.”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개막이 불과 8일 남았다. 10개구단은 지난달 30일 신인드래프트를 끝으로 로스터 구성을 마쳤다. 이번 신인드래프트는 사실상 경희대 3인방을 위한 드래프트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농구관계자들은 “숨은 진주들도 있었다”라고 했다.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본 올 시즌 판도는 어떨까. 역대급 대접전을 기대하는 농구 관계자가 많다.
기본적으로 신인들은 당장 각 팀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진 못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희대 3인방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은 10월 중순까지 텐진 동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에 참가한 뒤 10월 중순 이후 체력이 뚝 떨어진 채로 팀에 합류한다. 그래도 시즌은 길다. 시즌 막판에 신인들이 슬슬 프로 적응을 하면, 신인드래프트서 짭짤한 수확을 거둔 팀들은 결국 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LG-동부, 확실한 업그레이드
김종규를 얻은 LG는 확실히 전력이 강해졌다. LG는 그동안 골밑이 약해 포스트시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는 비시즌에 김시래와 문태종을 영입했다. 러시아리그 득점왕 출신 데이본 제퍼슨에 기승호, 김영환까지 주전 라인업이 탄탄하다. 김진 감독이 이들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선수들의 전술 소화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뒤늦게 팀에 합류하는 김종규가 얼마나 팀에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엔 멤버가 화려한 팀이 부진한 사례도 많았다. 어쨌든 LG는 선수들이 서로 시너지효과만 발휘하면 무서워질 팀인 건 확실하다. LG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부 역시 전력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충희 감독이 원했던 김민구를 얻진 못해도 두경민이란 좋은 가드를 얻었다. 두경민은 스피드, 돌파력을 고루 갖췄다. 높이가 막강하지만, 스피드가 부족했던 동부에 꼭 필요한 존재다. 두경민은 베테랑 박지현의 몫을 분담할 것이다. 두경민이 농구인들의 기대대로 제2의 양동근으로 큰다면, 동부 역시 우승 후보로 손색 없다. 두경민 역시 뒤늦은 팀 합류와 따른 적응문제, 상대적으로 약한 경기운영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 모비스-SK는 여전히 강하다
지난 4월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던 모비스와 SK는 여전히 강하다. 모비스는 김시래를 잃었지만, 양동근-문태영-함지훈-라틀리프-벤슨으로 이어진 멤버 구성이 탄탄하다. 여기에 이번 신인드래프트서 장신슈터 전준범, 전문 수비수 김영현, 유학파 이대성, 득점력을 갖춘 김주성을 영입했다. 모비스는 10개구단 중 가장 많은 4명의 신인들을 영입했는데, 모두 특정 분야에 특기가 있다. 유재학 감독 특유의 전술에만 녹아든다면 안 그래도 강한 전력이 배가 될 전망이다.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SK는 신인드래프트서 단 1명만 지명했다. 대학리그 득점왕 출신 신재호를 영입했는데, 귀화혼혈선수 박승리 지명으로 1라운드 지명권을 상실했다. SK는 올 시즌 박승리의 행보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김선형-김민수-최부경-박상오-헤인즈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막강하다. 이들은 지난해 모래알 조직력이란 오명을 벗어던졌다. 공격력을 갖춘 박승리는 아직 한국농구의 특성을 알아가는 단계다. 하지만, SK 특유의 3-2 드롭존 등 세밀한 수비조직력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단기간에 녹아든 건 불가능하다. 일단 SK는 박승리를 식스맨으로 활용된다면 주전들 체력안배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SK는 좋은 전력을 유지했다.
▲ 알짜배기 신인 뽑은 KCC-삼성-KGC
지난시즌 최하위 KCC는 김민구를 품었다. 하승진 공백에 대비해 김종규를 원했으나 1순위를 뽑은 LG에 안긴 상황에서 김민구를 뽑았으니 성과를 봤다.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허재 감독 특성상 김민구는 폭풍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KCC가 전력이 강해진 건 확실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실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KCC는 김민구 영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 김효범, 강병현, 박경상, 김민구로 이어지는 슈팅가드 교통정리. 이 과제가 실패로 돌아가면 팀 전체적인 조직력에도 구멍이 생긴다.
삼성과 KGC인삼공사는 신인드래프트 숨은 승자로 꼽힌다. 삼성은 1.5%의 확률을 뚫고 4순위 지명권을 얻어 대학 최고 포인트가드 박재현을 영입했다. 김승현, 황진원 등 베테랑 가드들의 체력 세이브 효과는 기본이고 박재현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 마련도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의 전력은 포스트시즌을 장담하기 어렵다.
KGC는 1회 프로아마최강전서 자신들을 곤란하게 한 슈터 전성현을 낙점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김성철의 은퇴공백을 메운 것. 이대혁 역시 오세근의 백업으론 제격이다. KGC는 오세근이 중심을 잡을 경우 잠재적으로 우승도 가능하다. 다만, 오세근의 몸 상태가 시즌 중반은 돼야 100%로 올라올 수 있고 출전시간이 길어진다. 그때까지 이대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세근만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KGC 역시 우승후보다.
이밖에 이재도를 영입한 KT, 임준수를 영입한 전자랜드, 한호빈을 영입한 오리온스는 신인들의 영향력이 팀 성적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 시점에선 4강 혹은 6강 후보를 꼽는 것도 쉽지 않다. 단 하나 확실한 건 대어급 신인을 품은 팀들이 전력을 보강했고 기존 강팀들도 건재하다는 것. 순위다툼 자체가 역대급 혼전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부상자들, 상무에서 복귀하는 선수들로 시즌 막판에 또 한번 판도에 파도가 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올 시즌 프로농구는 팬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1군 신인드래프트서 선발된 선수들. 김종규-김민구-두경민(가운데), 박재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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