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겠다."
포스트시즌 첫 경험을 앞둔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이 잠시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오지환은 지난 3일 잠실 한화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끝내기 3루타를 터트려 팀의 2위 탈환을 이끌었다. LG의 플레이오프 직행 희망을 오지환이 살렸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봉중근은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그간 안 좋았던 경기를 모두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아주 좋은 징조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4일 현재) 123경기에서 타율 2할 5푼 8리 9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풀타임 첫해인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이다. 득점(81점)은 박병호(넥센, 90점)에 이어 리그 2위. 생애 첫 한 시즌 30도루에도 성공했다. 장타보다는 출루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득점 기회도 그만큼 많아졌다. 오지환은 "생각을 출루 쪽에 맞췄다"며 "장타보다는 출루다. 예전에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 큰 스윙이 많았는데, 이제는 홈런보다 다른 쪽으로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야수 중 수비 범위가 가장 넓은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하다 보니 체력 부담이 없을 리 없다. 이는 심리적인 요인과도 겹친다. 오지환은 "지난해 전 경기(133경기)를 뛸 때도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매 경기 쏟아부어야 하니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LG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음에도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매 경기 필사적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 한창 더운 여름에는 하루빨리 4강을 확정하기 위해 애썼는데, 단 한 경기를 남겨둔 지금도 안심할 수 없다. 오지환은 "체력 부담도 없지 않다"며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판단도 흐려지고 힘들더라"고 밝혔다.
다행히 더위가 한풀 꺾인 9월부터 오지환의 타격이 다시 살아났다. 오지환은 9월 이후 23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2리(72타수 21안타) 5타점 6도루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지환의 활약 속 LG는 지난달 22일 NC전을 이기고 11년 만에 가을 잔치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오지환은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 일조했다. "전투적으로 하려고 했다. 소심하게 하면 오히려 내가 더 위축되고 수비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도 최근 타격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이다"는 오지환이다.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오지환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09년 입단 이후 4년 만이다. 오지환은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은 못 해봤지만 단기전이다 보니 누가 덜 긴장하고, 더 과감하고 대담하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며 "물론 긴장하기는 하겠지만 그럴수록 더 도전적으로 하겠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포스트시즌 첫 경험을 앞두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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