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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한류의 바람이 몰아치면서 K팝의 세계화가 대두됐다. 이와 함께 아이돌 그룹의 제작자들은 너도나도 외국인 멤버를 영입하기 시작했다. 그룹 내 외국인 멤버는 해외 활동시 언어적인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적, 이미지적인 면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명 아이돌 그룹 내 외국인 멤버로는 걸그룹 f(x)의 엠버(대만계 미국인)와 빅토리아(중국인)을 비롯해 미쓰에이 멤버 지아(중국인)와 페이(중국인), 아이돌 그룹 2PM 닉쿤(태국인) 등이 있다. 이들을 그룹 내에서 매력과 특성으로 자신만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명(明)’이 있다면 ‘암(暗)’도 있다. 아무래도 태생적으로 자라온 환경이 다른 외국인 멤버는 그룹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다. 언어적인 격차도 무시할 수 없다. 함께 활동을 하려면 말이 잘 통해야 하는데, 팀워크가 다져지지 않은 신인 그룹의 경우 불협화음을 내기 쉽다.
특히, 한국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제일 크다. 문화 차이는 서로 간에 오해를 만들고, 이는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든다. 결국 외국인 멤버의 돌발행동이나, 단독행동으로 이어진다. 1인으로 활동하는 모델이나 배우가 아닌 그룹의 경우에는 소속사 측에서 한 명 한 명 신경을 써주기 어려운 터라, 이 같은 문제에 노출될 확률이 높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밴드 버스커버스커(장범준, 김형태, 브래드)의 드러머 브래드(미국인)의 인터뷰는 그룹 내 외국인 멤버의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낸 일례다.
브래드는 최근 미국 음악매체 노이지와의 인터뷰에서 데뷔 계기였던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의 이면에 대해 폭로했다. 브래드는 ’슈스케3‘에 출연한 참가자로서 출연 계기, 합숙생활, 수익, 오디션 음원 재녹음 등을 언급하며 ’슈스케3‘가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크게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엠넷 측과의 불화설도 언급했다.
이 인터뷰가 큰 논란으로 이어지자, 브래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내가 ‘슈스케3’에 참가할 때 난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음악과 방송을 하는 게 행복하다. ‘슈스케3’가 내 인생에 준 모든 도움과 공헌이 매우 고맙다”는 뜻의 글을 영어로 남겼다. 이어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한국어로 적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인 청춘뮤직 관계자는 “문제가 된 인터뷰는 지난 6월에 했던 것으로, 브래드가 소속사도 모르게 단독으로 진행했던 것이다. 해당 인터뷰가 기사화 되고서도 회사 측에서 아는 바가 없어 많이 당황했다”며 “브래드 역시 이렇게 파장이 클 줄 몰랐던 터라, 크게 당황하고 미안해 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런 표현을 한 것 같다. 저희가 잘 설명해 줬고, 본인도 그것에 대해 이해했다.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브래드의 사과와 소속사의 해명으로 브래드의 인터뷰 논란은 ‘웃을 수 없는’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지만, 아이돌 그룹 내 외국인 멤버 1세대인 슈퍼주니어 전 멤버 한경(쭝국인)은 최근에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경은 탈퇴 과정에서도 법적 공방을 벌이는 등 좋지 않은 모양새로 잡음을 냈다. 탈퇴가 마무리 되고 최근 본국인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한경은 중국 베이징TV 음악프로그램 '음악풍운방'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슈퍼주니어 활동이 행복하지 못했으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멤버로서 활동에 제한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런 외국인 멤버들의 ‘폭탄발언’과 ‘돌발행동’은 소속사 측에게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긴다.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한국인 멤버들에 비해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가요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외국인 멤버가 가지는 이점은 분명히 있지만 위험성도 높다. 같은 상황에서도 받아들이는 정서가 다르다. 또 가족이 있는 본국을 떠나 타국에서 활동을 하는 것도 그 친구들에게는 또 다른 어려움이다. 소속사나 멤버들의 섬세한 케어가 필요한데 여의치 않은 면도 있다”며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독해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답은 하나다. 결국 외국인 멤버들이 있는 그룹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정서적인 교류와 충분한 의상소통이 더욱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한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는 아이돌(걸) 그룹의 멤버들이 무대 아래에서도 끈끈한 유대를 가지고 조금 더 배려한다면 속까지 ‘알차고 따뜻한’ 한류가 전 세계로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그룹 버스커버스커 멤버 브래드와 슈퍼주니어 전 멤버 한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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