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임창정, 메소드 코미디로 섹시·노출 눌렀다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임창정,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란 수식어는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었다.

지난 5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서는 임창정이 호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임창정은 특유의 뛰어난 연기력이 기반된 격이 다른 코미디를 선보이며 함께 출연했던 크루들은 물론 시청자들을 포복절도케 했다.

이날 임창정의 출연 목적은 분명했다. 3년여만에 타이틀곡 ‘나란 놈이란’을 들고 가수로 컴백한 임창정은 오프닝부터 “‘가을’하면 나는 발라드가 생각난다”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도록 했다. 이어 “조성모 부른 사람 나가! 성시경 부른 사람 대가리 박아!”라면서도 자신은 앨범 홍보를 위해 나온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코너 내내 대놓고 셀프 홍보 욕심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노골적인 홍보가 되려 큰 재미를 유발했다. 특히 첫 코너 ‘나란 놈이란’에서 임창정은 정명옥이 버스커버스커에 엑소까지 다른 가수들의 앨범을 사려고 할 때마다 등장해 조용히(?) 행패를 부리며 자신의 앨범을 들이밀었다.

이 과정에서 “신인가수인가?”, “있어.. 그 올드한 애”라는 디스도 당했다. 그리고 끝내 화가 폭발한 정명옥에게 “아, 이 XX 때리다 여드름 터졌어”라는 찰진 욕과 함께 싸대기까지 맞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앨범을 소개했다.

이어 자신을 영화배우로서 인정받게 한 작품 ‘비트’를 패러디한 ‘비트2’ 코너에서는 진정한 메소드 연기의 신으로 능청스런 연기력을 선보였다. 메소드 연기는 자신의 캐릭터와 연기자가 철저히 하나가 된 듯 연기하는 기법을 말한다. 임창정은 너무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끝내 극중 인물처럼 죽음을 맞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못생긴 여배우와의 키스신에서는 몰입을 못하고 거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엔 유세윤, 신동엽과 열연한 ‘한국 대중음악사’란 코너에서는 오리엔탈 벨 연주자 임탁으로 분해 신해철로 분한 유세윤의 노래를 되려 방해하며 목탁을 두드려댔다. 특유의 촐싹대는 댄스실력으로 목탁만 두드렸을 뿐인데 콩트의 신 신동엽마저 생방송 중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유희열이 진행하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서는 그와 인터뷰를 이어갔다. 유희열과 사전에 맞춘 적이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희열의 ‘변태냐?’, “김창렬과 키스는 했냐?” 등 황당한 돌직구 질문에도 실제 인터뷰인양 능청스레 받아치며 폭소를 유발했다.

임창정의 호스트 출연은 지난주 가수 지나의 출연분까지 그간 클라라, 서유리 등의 크루들과 더불어 과도한 노출과 섹시 코미디에 초점을 맞췄던 ‘SNL 코리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탄탄한 연기력과 코믹한 예능감에 댄스실력까지 3박자를 갖춘 임창정의 활약은 그를 실제로 신인 중년 가수 또는 그저 올드한 연예인으로 인식했던 시청자들도 빵 터지게 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임창정의 팬은 아니었지만 진짜 웃겼다”, “임창정이 ‘SNL' 급을 달라지게 했다”, “임창정 엄청 웃기네”, “생각없이 보다 뿜었다”, “역대 호스트 중 레전드라 할 만”, “이건 진정 메소드 코미디 연기다”라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임창정 출연 효과를 톡톡히 본 ‘SNL’은 사전 홍보까지 하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던 임창정의 야외 콩트분을 생방송 지연으로 결국 미방영해 상대적으로 임창정의 출연 분량이 줄어들었고, 기대했던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겼다. ‘SNL' 측은 6일 오전 미방송분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SNL 코리아’에서 맹활약을 펼친 임창정.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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