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조인식 기자] 유희관이 배짱 넘치는 투구로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유희관(두산 베어스)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⅓이닝 3피안타 1실점했다. 두산에게는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던 유희관의 피칭이었다.
1회 2사에 이택근을 중전안타로 내보내고도 실점하지 않은 유희관은 공이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아 고전했던 2회도 무실점으로 넘겼다. 유희관은 2회말에만 몸에 맞는 볼 2개(이성열, 허도환)를 내주는 등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서건창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유희관은 이후 큰 위기를 겪지 않았다. 3회말 선두 서동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타자 3명을 모두 삼진과 범타 처리해 전광판에 다시 한 번 '0'을 찍은 유희관은 4회말을 삼자범퇴로 손쉽게 넘어갔다.
5회와 6회에도 주자를 각각 1명씩 출루시켰지만, 실점은 없었다. 포심 패스트볼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구속이 136km에 불과했지만, 유희관은 변화구를 많이 섞지 않고도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를 넘나들며 넥센 타자들을 공략해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 유희관은 포심 패스트볼과의 속도 차이를 이용한 체인지업만 간혹 던졌을 뿐, 커브와 슬라이더는 최대한 숨겼다가 필요할 때만 활용했다.
결국 유희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다시 삼자범퇴로 막고 정확히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뒤 8회말 1사 2루에 홍상삼과 교체되며 피칭을 마쳤다. 2명이 연속으로 출루하는 경우조차 없었다. 유희관은 안타나 볼넷,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뒤에는 다음 타자를 상대로 무조건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유희관이 마운드에 머무르는 동안은 실점이 있을 수가 없었다.
비록 홍상삼의 연속 폭투로 인해 서건창이 홈을 밟아 경기에서 빠진 뒤에 1실점이 기록되며 승리는 날아갔고 이틀 연속 끝내기를 허용하며 팀도 2패에 빠졌지만, 유희관의 탓이 아니었다. 두산 불펜의 난조는 역설적으로 유희관이 7⅓이닝 동안 얼마나 안정적으로 던졌는지를 깨닫게 했다.
[유희관.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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