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이건 각본 없는 드라마다.
스포츠가 각본 없는 드라마란 얘기. 말 자체는 진부하지만, 볼 때마다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 꼭 그랬다.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으나 경기 후반 여러가지 요소가 충돌하면서 승부가 요동쳤다. 그리고 2경기 연속 승자는 넥센이었다. 넥센이 연이틀 끝내기 드라마를 쓰며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스코어 2-0. 이제 창단 최초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넥센이 연이틀 9회말 끝내기 득점으로 승리했다. 우선 8일 1차전. 3-2로 앞선 넥센은 2사 1루 상황에서 마무리 손승락이 정수빈에게 중견수 이택근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았다. 8회 2사부터 아웃카운트 3개를 잘 잡은 뒤 이원석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게 화근이었다. 중견수 이택근의 전진수비는 염경엽 감독이 “벤치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웃었다. 9회말 두산의 불안한 불펜으로부터 결승점을 뽑아냈기 때문. 넥센은 9회말 두산 윤명준을 상대로 선두타자 유한준이 볼넷을 골라냈다. 결국 2사 2,3루 찬스에서 이택근이 정재훈에게 끝내기안타를 날렸다. 포스트시즌 사상 첫 승리를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만든 것이다. 이 승부에도 사실 두산은 이택근을 비어있는 1루에 고의사구로 내보낼 수 있었으나 후속 박병호가 두려운 탓이었다. 박병호 효과를 제대로 느낀 경기였다.
2차전은 팽팽한 투수 전 속에서 승부를 갈랐다. 넥센은 8회와 9회 연이어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0-0 팽팽한 상황. 8회초 수비였다. 1사 1,3루 상황에서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두산은 대타 오재일. 오재일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었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2루에 토스해 1루주자를 아웃시켰다. 그러나 이후 1루 송구가 빠지면서 0-0 팽팽한 균형이 깨졌다. 넥센 내야진이 약간 대처가 늦은 탓에 송구 시간도 오래 걸렸고 실제 1루 송구도 깔끔하지 못했다.
그러나 넥센은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홍상삼-양의지 베터리가 연이어 폭투를 범했다. 결국 서건창이 홈을 밟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 도움으로 회생한 것. 하지만, 9회초엔 믿었던 투수 손승락이 송구 실책을 범해 다시 리드 점수를 빼앗겼다. 무사 2루 상황에서 정수빈의 번트 타구를 잡은 손승락이 1루에 악송구를 한 것.
넥센엔 끈질긴 승부욕이 있었다. 1-2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김민성이 홍상삼을 상대로 볼넷을 골랐다. 유한준의 우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 찬스. 이번엔 문우람이 윤명준에게 볼넷을 골라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결국 두산은 베테랑 김선우를 투입했으나 넥센은 서건창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또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서동욱과 이택근이 삼진과 범타로 물러나면서 승부를 끝내진 못했다.
넥센은 10회 기어코 승부를 끝냈다. 1사 1루 상황에서 두산 투수 오현택의 1루 견제구가 악송구가 되면서 1사 3루 찬스를 잡았다. 결국 김지수가 끝내기 안타를 날리면서 넥센은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날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이 연이틀 블론세이브와 실책을 범하면서 살짝 흔들렸다. 내야진의 어수선한 플레이도 섞여 쉽게 끝낼 경기를 길게 끌고 갔다. 그러나 결국 최후의 집중력이 높은 쪽도 넥센이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 결국 연이틀 웃으며 잠실로 향하게 됐다. 넥센은 야수들의 집중력과 불펜 안정화란 숙제를 안고 잠실 3차전에 대비하게 됐다.
[김지수.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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