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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최대 수혜자를 꼽자면 아마도 배우 김유리일 것이다.
김유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 동안의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벗고 180도 변신했다. 파혼 당한 후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와 소주와 오징어를 찾거나 붉은 색 드레스를 입고 프라이팬을 들고 춤을 추거나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뿜 엔터테인먼트'를 패러디하는 모습은 대중들에게 김유리를 완전히 다른 배우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그 스스로 "정말 제가 웃겼어요?"라며 반신반의했지만 극중 태이령은 확실히 '주군의 태양'의 코믹 담당이었다. 도도하고 화려한 톱스타지만 짝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한없이 망가지는 태이령의 모습은 색다른 반전을 선사하며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전작인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그가 연기했던 냉정한 카리스마의 신인화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청담동 앨리스'와 반대되는 느낌을 하고 싶었어요. 사실 걱정이 됐던 게 그동안 차가운 역할을 많이 해서 그 느낌이 연장되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작가님, 감독님,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잘 묻어갔죠."
김유리는 이 공을 함께 호흡한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돌렸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 스스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프라이팬을 들고 춤을 추는 장면은 3일간 연습실을 빌려 연습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몸치인데다가 웃긴 요소도 넣어야 하니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음악에 따라 그 몸짓을 하려면 음악이랑 친해지고 프라이팬도 익숙해야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춤도 추면서 열심히 연습했죠"
막상 본인은 안 웃길까 걱정하며 촬영에 임했지만 방송 후 주변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김유리의 친한 동료 배우들은 "너 완전히 내려놨더구만"이라고 전화까지 올 정도였다. 실제로 프라이팬 신이 방송된 다음 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해당 장면 캡처 사진까지 돌아다니며 화제를 모았다. 원작인 전지현의 CF까지 덩달아 화제가 된 것은 물론이다.
"사실 제가 인터넷을 잘 안해서 주변 반응은 잘 몰라요. 촬영할 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만나는 분들마다 좋은 얘기를 해주시니까 그렇구나 생각하는거죠. 아직은 많이 얼떨떨한 상태인 것 같아요."
"이령이가 주중원이 아닌 강우를 좋아한다는 점이 남들에게 보여지는 부분을 신경쓰지 않고 스스로의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낸 부분인 것 같아요. 이령이는 가슴이 설레고 떨려서 계속 구애를 하잖아요. 그런 모습이 인간적으로 보여졌고 그래서 더 사랑스러워 보였던 것 같아요."
태공실과 주중원 콤비의 활약상을 보는 것만큼이나 태이령과 강우 커플이 기다려졌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밀어내는 남자 강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가가는 여자 태이령,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극의 활력소로 작용했다. 특히 병원에서의 기습 뽀뽀 신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로 짜릿했다.
"서인국 씨랑은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고 착한 친구라 호흡도 잘 맞았어요. 뽀뽀 신 같은 경우도 한 번에 갔거든요. 방송 전 날 급하게 찍은 거라서 화면에 어떻게 나갈 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막상 모니터 보니까 예쁘게 찍어주셨더라고요.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김유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성격도 조금 달라져 있었다. 대학 시절 미술을 전공해 전시회 다니는 걸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고상한 취미를 가진 차분한 아가씨였던 그는 '주군의 태양'을 통해 자주 웃고 말도 많은 소위 '푼수'로 변해 있었다. 함께 다니는 매니저 역시 "유리 누나가 침착하고 조용한 편인데 지금은 말도 많아지고 밝아졌어요"라고 귀띔했다.
"푼수 같다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령이는 제 평소 모습과 정말 많이 다른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이령이와 친해지기 위해서 말을 많이 했죠. 누구를 만나서 말을 할 때도 그 끈을 가지고 가려고 하고, 평상시에도 기분을 업 시켜서 말을 빨리 해보기도 하고. 저도 이령이 덕분에 많이 웃고 더 밝아지고 행복해진 것 같아요."
그렇기에 김유리에게 '주군의 태양'은 무엇보다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다. 그는 '주군의 태양'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냐는 물음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분에 넘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는 감사함과 더불어 태이령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담긴 눈물이었다.
[배우 김유리.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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