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TV를 안 봤죠.”
11일 잠실구장.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준비하는 홍성흔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름 없었다. 홍성흔은 익숙한 잠실구장으로 돌아와 치르게 된 포스트시즌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익숙한 잠실이다.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편안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잠실에 도착했는데 수 많은 현수막이 있더라. 하루만에 찢어버리는 건 아깝다”라고 웃었다.
홍성흔은 이날 5번타자로 나선다. 원래 4번타자로 나서기로 했으나 경기 직전 김진욱 감독이 급하게 라인업을 수정했다고 한다. 익숙한 5번이지만, 4번으로 거론될 정도로 여전히 김 감독의 신망이 두텁다는 걸 알 수 있다. 홍성흔은 “편안한 느낌이다. 긴장이 덜 된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포스트시즌은 경험이 아니라 당일 컨디션”이라고 했다. “아무리 큰 경기 경험이 많아도 당일 컨디션이 안 좋으면 꽝”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홍성흔은 이날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비결이 있었다. “TV를 안 봤다. 스포츠채널은 물론이고 뉴스를 봐도 야구 소식이 나오는 데 우리가 졌다는 소식을 들으니”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아무래도 2연패한 두산의 소식이 좋을 게 없기에 홍성흔은 2연패 이후 아예 TV를 멀리했다고 한다. 그래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하다는 것.
하지만, 홍성흔은 인터넷은 어쩔 수 없이 확인했다고 했다.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무의식적으로 포털사이트에 들어가게 되고,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면 ‘스포츠’ 섹션이 나를 유혹한다. 결국 해외야구를 볼까, 국내야구를 볼까 하다 국내야구 기사 목록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했다. 홍성흔에 따르면 다른 두산 선수들 역시 지고 난 뒤 인터넷 기사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홍성흔은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은 것 같다. 정수빈, 오재원, 이원석 등의 컨디션이 좋다. 김선우도 워낙 땅볼 유도가 좋아서 괜찮더라. 좌절하지 않겠다. 너무 야구에 지나치게 몰입해도 결과가 안 좋을 때가 있다”라며 평상심 유지를 다짐했다.
홍성흔은 롯데 시절이던 2010년 준플레이오프서 두산과의 1~2차전을 모두 잡고도 3~5차전서 패배해 리버스 스윕을 당했던 시절을 더올렸다. 공교롭게도 홍성흔은 3년 전 당하는 입장이었으나 이젠 두산의 3년 전 기적 재현을 바라는 상황. 홍성흔은 “당시 1~2차전을 이기고 3차전서 지니까 ‘내일 이기면 되겠지’가 아니라 ‘내일도 지면 어쩌지?’였다. 결국 4차전까지 내주니 5차전서는 아예 분위기가 두산에 넘어가 있었다”라고 했다. 3차전만 잡으면 흐름 반전이 유력하다는 의미다.
홍성흔은 “오늘도 지면 미디어데이 은퇴”라며 유쾌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개의치 않는 의연한 모습. 그게 바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둔 홍성흔과 두산 선수단의 분위기다.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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