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칙이 지배한 4차전이었다. 5차전은 어떻게 될까.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결국 최종 5차전까지 이어진다. 지난 1~3차전과는 달리 4차전서는 변칙작전이 나왔다. 넥센은 밴헤켄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가 각각 구원 등판한 것이다. 밴헤켄은 2차전, 니퍼트는 1차전 선발투수였다. 벤헤켄은 7⅓이닝을 던지고 사흘만에, 니퍼트는 6이닝을 던지고 나흘만에 전격적으로 나온 것이었다.
불펜피칭 하는 셈 치고 실전 등판을 택했다고 쳐도 부담이 되는 승부수였다. 결국 최재훈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내준 밴헤켄과 넥센에 치명타가 됐다. 넥센이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려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반면 두산은 니퍼트 구원작전이 성공하면서 3차전 연장 14회 혈투 끝에 지친 불펜 투수들의 체력을 아껴줬다. 니퍼트는 구원등판을 자청했다는 후문이다.
▲ 타선이 너무 안 터진다, 더 이상 내일은 없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하기 전 대다수 전문가는 ‘타격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보니 타자들이 영 힘을 쓰지 못한다. 물론 3~4차전서 두산이 결정적인 홈런포로 승기를 잡았으나 양팀 모두 타선이 활발하지 못하다. 특히 넥센은 박병호와 강정호가 연일 침묵 중이다. 넥센은 김민성과 강정호의 타순을 바꿨다가 원위치 했고, 두산은 최준석 카드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으나 그리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4차전 직후 “타선이 터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뾰족하지가 않다. 기본적으로 양팀 야수들은 상당히 지쳐있다. 특히 넥센은 정규시즌 막판 최종 5연전서 마산~광주~인천~대전 등을 돌며 진을 너무나도 많이 뺐다. 한화와의 최종전 패배도 그 여파가 컸다. 그 피로는 하루 이틀 쉰다고 해서 풀릴 게 아니었다. 타선이 활발하지 못하니 염 감독 특유의 작전구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재훈이 4차전서 맹활약했으나 최준석, 홍성흔이 도합 1안타로 침묵했고 김현수는 경기 초반 고질적인 발목 통증으로 교체됐다. 하위타선에서 터지는 것도 좋지만 상위타선에서 원활하게 방망이가 터져야 한다. 넥센과 두산 모두 5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브랜든 나이트와 유희관의 공을 시원스럽게 공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니퍼트가 4일, 유희관이 3일만의 등판이라고 해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 벤치 작전개입과 마운드 짜내기
두 팀은 3~4차전서 주자만 나가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타격이 너무 풀리지 않으니 벤치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 5차전서도 이런 양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내일이 없으니 기용 가능한 자원을 풀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대타 투입과 히트 앤드 런 등 기본적인 작전부터 스퀴즈나 더블스틸 등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이때 내야진의 대응도 관심거리인데, 넥센은 1차전 9회 무사 2루 위기에서 75% 수비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손승락의 송구 실책으로 실패한 작전이 됐으나 5차전서 이런 작전이 성공한다면 상대 공격을 압박하는 효과가 생길 전망이다. 일단 선취점을 빼내는 게 중요한 만큼 염경엽 감독과 김진욱 감독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조짐이다.
보통 포스트시즌 시리즈 마지막 경기서는 1~2차전서 선발로 나섰던 원투펀치들이 구원으로 투입되는 걸 심상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경우 4차전서 벌써 1~2차전 선발투수가 구원으로 나섰다. 두산은 11일 3차전에 나섰던 노경은의 14일 등판 가능성이 주목 받는다. 노경은은 6이닝 102개를 던져 사실 5차전 등판이 무리다. 김진욱 감독도 “니퍼트 구원대기도 나는 말렸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노경은이 5차전서 실제 구원등판해 1~2이닝을 잘 막아준다면 상황은 두산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 넥센이 상대적으로 선발진 후미가 취약하기 때문에 물량공세를 쓸 수밖에 없는 것에 비하면 더더욱 그렇다. 4차전서 구원으로 나서서 4이닝을 소화한 밴헤켄의 5차전 구원 등판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등판 가능한 모든 투수가 불펜에 대기할 5차전이다. 풀리지 않는 정공법보단 변칙이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이겨서 플레이오프에 나간다고 해도 데미지는 클 전망. 하지만, 지금 넥센과 두산에 플레이오프 1차전을 생각할 겨를은 없다.
[밴헤켄(위), 니퍼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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