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협상을 하러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KIA에서 FA 자격을 얻는 윤석민이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출국했다. 윤석민은 에이전시 보라스 코퍼레이션 본사를 방문해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접촉한다.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기 위해 본격적인 협상 전략을 짜고,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운동도 하면서 몸 상태도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다.
윤석민이 이번에 미국으로 향하는 게 곧 메이저리그 계약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윤석민은 아직 KIA 소속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건 맞지만, 한국시리즈 종료 5일 후에 KBO가 FA 대상자 공시를 해야 본격적으로 FA 취득절차를 밟을 수 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미국에 건너간다고 해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오갈 가능성은 낮다. 윤석민도 “지금 당장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다.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윤석민의 이번 미국행은 의미가 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자신을 직접 보여주고 향후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역시 국내야구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라 본격적으로 FA 정국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물밑에서 내년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당연히 FA 자격을 얻을 선수들의 동향을 살피고 영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체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민이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운동을 한다는 건 의미가 있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윤석민에게 한번이라도 더 관심을 줄 수 있다. 윤석민은 냉정하게 볼 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점수를 좀 더 따야 한다. 지금 갖고 있는 이미지만으로는 불안하다. 윤석민도 “올해 부진해서 점수가 깎인 게 사실이다”라고 인정했다. 윤석민이 일단 착실하게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운동을 하고 혹시 불펜피칭이라도 해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대성공이다.
또 하나. 윤석민은 “내가 팀을 고를 처지가 아니다”라면서도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분명 윤석민을 류현진보다 급이 낮다고 본다. 본인도 “현진이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라고 했다. 결국 윤석민으로선 현실과 이상의 갭이 있는 셈이다. 이를 만회하려면 스캇 보라스와 함께 철저한 협상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번 LA행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망신은 당하면 안 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석민은 3주간 LA에 머물면서 착실하게 운동을 할 예정이다. 시즌이 끝났다고 해서 풀어질 수 없다는 다짐이다. “마무리 훈련을 하는 셈이다”라고 했다. 윤석민이 마냥 류현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 LA로 향하는 건 아니다. 비록 협상 테이블엔 앉을 수 없지만, 윤석민의 이날 LA 출국은 분명 의미있는 사건이다.
[윤석민. 사진 =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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