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넥센 히어로즈 사이드암 한현희는 14일 목동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구원 등판, 2⅔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로써 한현희는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5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위력을 선보였다. '미스터 제로'였다.
한현희는 이미 준플레이오프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총 6⅓이닝을 소화했다. 95구를 던지며 실점은 단 한 점도 없었다. 정규시즌 홀드왕(27개)을 차지했던 그가 포스트시즌서도 제 역할을 120% 해낸 것. 아직 고졸 2년차이기에 중압감이 클 법도 했지만 특유의 배짱으로 부담을 이겨냈다.
이날 팀이 0-3으로 뒤진 6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는 첫 상대 홍성흔을 1루수 땅볼, 이원석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공 6개로 이닝을 마쳤다. 7회에는 선두타자 오재원을 땅볼로 잡아낸 뒤 최재훈과 김재호를 각각 130km, 129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도망가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 또한 돋보였다.
한현희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이종욱을 좌익수 뜬공, 정수빈을 삼진 처리했다. 좌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곧이어 김현수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9회부터 손승락에 마운드를 넘긴 한현희는 5경기 9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모두 마무리했다.
한현희는 그 누구보다 빛났다. 고졸 2년차 투수가 정규시즌과 중압감 자체가 다른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에서 1점도 내주지 않았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팀이 연장 13회 혈투 끝에 5-8로 패해 빛이 바랬지만 그의 투혼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한현희는 "결정구는 상대가 절대 못 친다고 생각하고 던질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5경기 내내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시리즈 마지막 날까지 투혼을 발휘했고, 시원시원한 투구로 두산 타자들을 잠재웠다.
한현희로선 지금까지 뛴 날보다 뛸 날이 훨씬 더 많다. 비록 팀의 플레이오프행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한현희에게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이었다. 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한판이었기 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 한현희가 준플레이오프서 투혼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사진 = 목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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