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윤욱재 기자] '아무리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지만…'
투혼을 발휘한 '에이스'가 끝내 무너졌다. 그러나 무너진 투수에게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엔 상황이 너무 가혹했다.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은 9회초까지 3-0으로 앞서고 있었다. 8회말에 맞이한 1사 1,2루 위기에서도 유한준을 병살타로 잡고 승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두산은 9회말에도 변진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이닝을 힘겹게 극복한데다 원래 마무리투수 경험이 없었다. 흔들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선두타자 대타로 나선 좌타자 문우람에 이어 연이어 나온 좌타자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위기. 두산은 그제서야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긴급 호출했다. 지난 4차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거두며 두산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거듭나는 중이었다. 니퍼트는 장기영과 이택근을 모두 삼진 아웃으로 잡고 포효했다. 이제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하면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상대는 4번타자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지난 1차전과 똑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짜리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야구에 만약이란 가정은 부질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이 만약 9회말 시작과 동시에 니퍼트를 올렸더라면 어땠을까. 애초에 니퍼트가 박병호를 상대하게 한 것은 벤치의 책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두산은 연장 13회에 가서야 대타 최준석의 좌중월 솔로포, 오재원의 쐐기 우월 3점포에 힘입어 대거 5득점에 성공, 8-5로 승리할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낸 것.
기쁨만 만끽하기엔 상처도 컸다.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것은 자축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두산 니퍼트가 14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두산 경기 9회말 무사 1-2루에서 변진수와 교체되 마운드에 올라 넥센 장기영을 삼진 처리했다. 사진 = 목동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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