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천안 안경남 기자] 똑똑한 이청용(25·볼튼)은 홍명보호에 창의력을 불어 넣고 있다. 말리전에서도 이청용의 기막힌 플레이메이킹은 단언컨대, 최고의 무기였다.
한국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아프리카 복병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의 연속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한국은 먼저 실점했고 동점골도 상대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이었다. 하지만 후반에는 달랐다. 이청용의 발끝이 살아나면서 공격에 파괴력이 더해졌다.
손흥민이 환상적인 골로 역전승의 주역이 됐지만, 이날 경기의 진짜 히어로는 이청용이었다. 브라질전에서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의 신경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청용은 말리를 상대로 자신이 한국의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이청용의 포지션은 오른쪽 날개다. 하지만 그의 플레이는 중앙으로 이동할 때 더 빛이 났다. 후반 1분 이청용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구자철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완벽한 패스를 제공했다. 상대의 허를 찌른 창의적인 패스에 말리 포백 수비도 그저 손흥민의 슈팅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후반 11분에도 이청용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허문 뒤 김보경에게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줬다.
홍명보호는 공격수 밑에 ‘10번 역할’을 하는 전문적인 플레이메이커가 없다. 브라질, 말리를 상대로 구자철이 처진 공격수로 나섰지만 사실상 지동원(선덜랜드) 또는 이근호(상주)와 나란히 서며 ‘미드필더’보단 ‘공격수’에 더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말리전에서 이청용의 플레이는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다. 이청용은 중앙으로 이동해 2선으로 침투하는 손흥민, 이근호 그리고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보경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마치 또 다른 유형의 플레이메이커를 보는 듯 했다.
지난달 4-1 대승을 거둔 아이티전을 복기해보자. 당시에도 이청용은 혼자서 사실상 3골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 2골이 이청용이 중앙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나왔다. 하나는, 중앙에서 상대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진로방해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또 다른 하나는, 중앙에서 이근호,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득점의 시발점이 되는 패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이청용은 측면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한국 공격을 플레이메이킹하고 있다. 원톱의 부재로 ‘4-2-3-1’에서 ‘변형 4-4-2’로 바뀐 시스템에서 똑똑한 이청용이 한국의 ‘골’을 만들고 있다.
[이청용.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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