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큰 경기는 수비다.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6일 잠실구장.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11도까지 뚝 떨어졌다. 사실 야구를 하기엔 굉장히 추운 날씨다. 손이 얼기 마련이다. 손에 공이 잘 잡히지 않을뿐더러, 움직임도 살짝 둔해진다. 빠르고 강한 타구를 처리해야 하는 내야수들에겐 이런 날씨는 결코 좋지 않다.
더구나 LG는 5일 정규시즌을 마친 뒤 15일까지 11일간 쉬었다. 물론 자체 청백전도 했고 고양 원더스와 연습게임도 했다. 그래도 포스트시즌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몸에 익힐 순 없었다. 2002년 이후 11년만에 돌아온 포스트시즌 무대. LG 야수들은 적지 않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LG의 1차전 패배, 그리고 두산의 1차전 승리엔 수비 실책과 실수가 눈에 띄었다.
1회초 두산 공격. 무사 1,3루 찬스에서 김현수의 우중간 적시타로 두산이 먼저 점수를 올렸다. 무사 1,3루 찬스가 이어졌다. 그런데 최준석의 평범한 3루수 땅볼을 잡은 LG 3루수 정성훈이 홈으로 던졌다. 정황상 아웃이 유력했다. 하지만, 공이 손에서 빠졌는지 높게 뜨면서 포수 윤요섭의 키를 훌쩍 넘어서 백스톱 쪽으로 날아갔다. 두산이 손쉽게 추가점을 뽑았다. LG는 이후 1회말 이병규(7번)의 투런포로 흐름을 돌렸으나 매우 아찔한 순간이었다.
LG는 이후에도 파울 플라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놓치는 장면도 1~2차례 연출됐다. 큰 경기서는 콜이 잘 안 들리기 때문에 약속된 움직임이 중요한데, 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 반면 두산은 전반적으로 깔끔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LG 역시 뒤늦게 몸이 풀렸는지 호수비를 거듭했다.
LG는 1-1 동점이던 7회 2사 3루 위기에서도 실책으로 점수를 내줬다. 역시 정성훈이 최준석의 3루 땅볼을 잡았으나 펌블을 하면서 타자주자 최준석을 1루에 살려줬다. 이때 1루에서 공을 받는 1루수 김용의의 발도 1루 베이스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결정적일 때 어설픈 수비가 나온 것이다. 투수교체, 즉 이상열이 올라오자마자 나온 실책이라 LG로선 맥이 풀렸고 두산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LG는 이날 마무리 봉중근까지 9회에 투입했으나 추가점을 내주면서 뼈 아픈 패배를 맛봤다. LG로선 1차전 패배의 교훈이 명확하다. 수비에서 기본적인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LG의 1차전 패배는 수비의 패배였다. 두산은 수비를 탄탄하게 했기에 투수전서 승리할 수 있었다. LG가 하루 빨리 추운날씨와 큰 경기에 적응해야 한다.
[정성훈 실책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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