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당신, 그런 사람이 좋다"
과거 유명한 광고 카피 중 하나다. 천편일률적인 외침 속에서 참신하고 창의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모두가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홀로 '예'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참신하고 창의적인 대답을 원했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NC 다이노스가 창단하고 벌써 1군 무대에서 한 시즌을 치렀다. 이제 어엿한 한 시즌을 치른 진정한 프로야구단이 된 것이다. 시즌 초의 우려를 딛고 '7위'라는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마산구장에는 평균 8260명의 관중이 몰렸다. 흥행도 '대박'을 친 것이다. 차세대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기에 손색 없는 출발. 그러나 아직까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신축 구장 문제다.
NC의 연고지인 통합창원시는 신축 구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야구 팬들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신축 구장 부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창원시는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새 구장 건립 부지로 정하고 이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NC 구단에 통보했다.
프로야구는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관중 동원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만큼 입지가 탄탄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곳은 접근성, 흥행성 등 모든 부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 NC 구단은 물론 KBO까지 나서서 '아니오'라고 외치고 있다. 야구 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창원시는 발끈하고 있다. KBO와 NC에 "간섭하지 말라"고 할 만큼 잔뜩 화가 난 모습이다. 심지어 KBO에 항의 방문도 서슴지않았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린 목동구장을 찾았다. 목동구장에서 KBO 관계자들과의 실랑이 속에서도 기어코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그들이었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야 어찌 됐든 축제 분위기를 흐린 훼방꾼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KBO는 지난달 24일 "창원시에 부지 변경을 공식 요청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당시 KBO의 발표 소식을 듣고 야구회관에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창원시 관계자들과 새 야구장 건립사업단원들이 모인 것이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 KBO를 대표해 공식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때 사회자의 제지가 따랐다. 취재진과 동석한 창원시 관계자들이 질문 공세를 펴기 위해 손을 든 것이다.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도 용감함(?)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렇듯 모두가 '아니오'라고 할 때 창원시만 나홀로 '예'라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창원시가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나눠먹기식 행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마산에 경남도청, 창원에 창원시청을 새로 지으니 새 구장은 무조건 진해에 세우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일 수록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그들 자신이다.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는 타당한 근거를 갖고 설득시킬 줄 알아야 한다. 막무가내식 항의는 여론을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다.
[마산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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