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의 2013시즌도 이대로 끝났다.
LA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에 월드시리즈 티켓을 넘겨줬다. LA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서 패배했다. 시리즈 스코어 2승4패. 1988년 이후 25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LA 다저스의 원대한 꿈은 이대로 끝났다.
이로써 류현진의 2013시즌도 이대로 끝났다. 한국 팬들에겐 다소 허무한 결과다. 애당초 LA 다저스가 챔피언십시리즈를 7차전까지 몰고 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우세했다. 6차전 선발투수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였다. 커쇼는 마이클 와카에게 2차전서 판정패했으나 충분히 찍어 누를 수 있다고 보였다. 더구나 LA 다저스 타선이 4~5차전서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희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믿었던 커쇼가 이렇게 중요한 게임서 무너졌다. 그 역시 인간이었다. 6차전서 승리한다는 가정 속에서 7차전 등판을 준비했던 류현진도 헛심만 쓴 모양새가 됐다. 이날 LA 다저스가 승리했다면 류현진은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경기서 선발로 나설 수 있었으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 아울러 사상 첫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월드시리즈 선발등판도 무산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 시즌 할만큼 했다.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서도 3선발로 이름값을 했다. 애틀란타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세인트루이스와의 3차전서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그것도 세인트루이스가 자랑하는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와의 맞대결서 승리한 것이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맞대결을 했던 웨인라이트는 올 시즌 19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올랐고, 커쇼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다투는 후보다.
이런 웨인라이트를 상대로 류현진은 미국 전역에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팀내 신뢰 회복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미국 언론에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시즌을 마쳤다.
물론 류현진의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등판이 성사되고 승리투수까지 된다면 챔피언십시리즈 MVP까지 내다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단기전은 아무도 모른다. LA 다저스가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더라도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상대는 아담 웨인라이트인데다 적지 부시스타디움이니 말이다.
류현진이 비록 챔피언십시리즈 영웅이 되진 못했으나, 올 시즌 류현진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큰 경기서 약하다는 이미지를 상쇄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또한, 한국인 메이저리그 사상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과 선발승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이는 류현진이 향후 메이저리그에 롱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2006년 한국시리즈와 2007년 플레이오프 이후 6년만에 가장 긴 시즌을 치렀다. 류현진에게 2013년은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의미있는 한해로 남게 됐다. 이는 한국야구에도 마찬가지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가을 포스팅시스템 입찰부터 사상 첫 국내야구 출신 메이저리그 직행, 메이저리그 캠프 입성, 3선발 데뷔, 첫 완봉승, 10승 등 류현진의 2013년 모든 발자취는 류현진과 한국야구엔 소중한 기록이자 자산이었다. LA 다저스는 비록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으나 국내 야구팬은 올 한해 류현진에 울고 류현진에 웃었다. 한국야구 역사에 남을 류현진의 찬란한 2013시즌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류현진이 있어 행복한 2013년이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