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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결국 우려했던 일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일어났다.
LA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0-9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 4패를 기록, 1988년 이후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제패 꿈이 물거품됐다.
푸이그는 6월 4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돌풍을 이어갔다. 시즌 초반 주춤하던 다저스 팀 분위기 역시 푸이그 데뷔를 기점으로 확 바뀌었다. 시즌 성적은 104경기 타율 .319 19홈런 42타점 11도루 66득점.
뛰어난 실력 덕분에 포스트시즌에서도 푸이그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지만 우려 역시 공존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성격과 플레이 때문. 자칫 정규시즌 때종종 보여준 무모한 플레이를 할 경우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푸이그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와 NLCS를 거치며 눈에 띄는 천방지축 플레이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팀의 생사가 갈린 이날 경기에서 그동안 우려한 모습을 한 번에 보여줬다.
3회말 수비. 클레이튼 커쇼가 1사 2루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벨트란의 타구에 2루 주자가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푸이그의 선택은 2루 베이스가 아닌 홈이었다. 푸이그의 송구를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커트했지만 이미 벨트란이 2루로 향한 뒤였다. 1사 1루가 될 상황이 2루로 변했다.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2사 만루. 커쇼가 쉐인 로빈슨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1점은 어쩔 수 없는 상황. 푸이그는 홈으로 들어오는 2루 주자를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홈으로 송구했다.
타이밍상으로는 충분히 아웃을 잡을 수 있었지만 워낙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에 송구는 포수 A. J. 엘리스의 키를 훌쩍 넘어 백네트까지 향했다. 결국 커쇼는 푸이그의 연속 실책성 수비 속 3회에만 4실점했다.
푸이그는 5회 다시 한 번 다저스 고개를 떨구게 했다. 커쇼가 선두타자 몰리나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 이 때 푸이그는 발이 느린 몰리나를 1루에서 잡기 위한 송구 자세를 취하다가 포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몰리나를 2루까지 보냈다. 이로써 푸이그는 5이닝만에 실책 2개를 기록했다. 포지션도 다름 아닌 외야수다.
결국 푸이그를 향한 불안감은 이날 현실로 그대로 나타났다. 커쇼는 수비진 도움을 받지 못하며 7실점했고 다저스는 0-9로 완패했다. 결정적 순간에 자신의 팀쪽으로 터진 푸이그 폭탄이다.
[야시엘 푸이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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