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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민정은 언제 어디서나 완벽할 것 같은 이미지를 지녔다. 항상 똑 부러지고 강할 것 같으며 함부로 다가가기 힘든 도도한 매력까지 겸비했다.
하지만 김민정은 스스로를 부족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연기가 아닌 일상생활에서다. 배우로서 그는 "디테일의 여왕"(천정명), "못 하는 게 없다"(김제영 감독), "감정의 깊이가 깊고 연기폭이 넓은 배우"(이재규 PD), "늘 새롭고 신선하다. 연구를 많이 하는 섬세한 연기자"(박지숙 작가) 등 항상 극찬이 뒤따른다.
이런 김민정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포커페이스.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정평이 난 그가 실생활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연기(?)가 잘 안 된다는 것.
김민정은 "누가 포커페이스가 되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강한 부분은 일인 것 같다. (영화 '밤의 여왕'의) 김제영 감독님이 '민정씨는 한 번도 긴장한 걸 못 봤어요'라고 하셨다. 그래서 '제가 긴장을 안 하냐'고 물어보니 '언제 긴장을 했냐'고 하시더라. 배우 중에 긴장을 안 하는 배우는 없는 듯 싶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익숙해져 (일을 하는 자세가) 배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는 부족한 게 너무 많다. 큰 일 났다"며 "예를 들자면 경제적 관념이 부족하다고 느껴 어머니에게도 물어보고 있는 중이다. 안 그래도 그런 부분을 배워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김민정은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편이다. 일할 때만 자신을 감출 줄 알지 일상생활에서는 보통의 사람들처럼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슬프면 울기도 하는 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돼 있는 직업이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배우다 보니 오해를 받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
김민정은 "사람들이 내가 '너무 완벽하다'고 말해 한 번 왜 그런지 생각을 해봤다. 내가 너무 빈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더라. 일적인 부분에서는 자신이 있지만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살짝 자신이 없다. 일상생활에서는 연기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에게 일상생활 중에서도 가장 자신 없는 부분에 대해 묻자 김민정은 다시 한 번 포커페이스를 꼽았다. 이후 "왜 연기가 안 되냐고. 일상생활에서는 연기가 안 돼. 너무 안 돼"라며 엉엉 우는 시늉을 해보여 웃음을 안겼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연기가 안 되는 것은 오랜 시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것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업인 사람이 180도 다르게 감정을 지워버린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김민정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왔고, 나는 감정을 쓰고 사는 사람이지 이성을 쓰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기 위해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보니 그게 잘 안 감춰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일상생활에서는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완벽한 포커페이스로 변신하는 김민정의 영화 '밤의 여왕'은 아내의 심상치 않은 과거 사진을 우연히 발견한 소심 남편 영수가 아내 희주의 흑역사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려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김민정이 흑역사를 지닌 현모양처 아내 희주, 천정명이 소심남편 영수 역을 맡아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배우 김민정.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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