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모두 삼성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삼성 입장에선 결코 쉽지 않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삼성의 객관적인 전력이 예년보다 약간 떨어졌다. 그리고 두산의 행보가 상식과 확률을 깨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 두산은 예측 불가능한 팀이다. 계산이 되지 않는 팀. 철저한 상대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단기전서는 난감하다.
▲ 삼성, 두산이 부담스러운 이유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간 팀이 최초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9개구단 최강의 야수진 깊이는 체력소모의 약점을 메운다. 기동력과 수비력에선 오히려 삼성보다 낫다. 선발진의 힘도 삼성에 밀리지 않는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기세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 경우 삼성이 두산에 쉽게 이긴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두산은 상식과 확률을 깼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정규시즌 우승팀과 파트너의 전력 간극이 가장 작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 2011년, 2012년 통합우승 당시보다 화력은 좋지만, 마운드의 힘은 약간 떨어졌다. 선발 10승 4인방(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을 배출했지만, 저마다 조금씩의 약점은 있다. 불펜은 정현욱과 권오준의 이탈과 권혁의 부진으로 안지만과 오승환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김상수와 조동찬의 부상과 한국시리즈 불참으로 기동력은 확실하게 떨어졌다. 삼성은 두산을 확실하게 누를 수 있는 카드가 불펜 외엔 마땅치 않다. 최악의 상황을 계산해야 하는 벤치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결국 류중일 감독의 상황 대처, 선수들의 임기응변능력이 중요할 전망이다.
▲ 이승엽 6번배치, 중심타선 화력 극대화
류 감독은 이승엽의 6번배치를 시사했다. 즉,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구상 중이란 의미. 류 감독은 정규시즌서는 이승엽의 3번배치를 고집했다. 사실 이승엽이 흐름을 끊으면서 내준 경기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류 감독은 삼성 레전드의 기를 꺾고 싶지 않아서 밀어붙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선 냉정해졌다. 이승엽을 6번으로 내리고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을 붙여놓는 게 화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세 사람의 타순은 다소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승엽의 6번배치는 붙박이일 듯하다. 그게 이승엽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6번은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이어주는 뇌관이다. 류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폭탄타순. 이승엽이 6번에서 터진다면 클린업트리오 화력은 극대화되고 본인도 신이 난다. 두산을 전력상 압도하지 못하는 삼성으로선 화력 극대화가 절실하다. 이승엽 6번 배치는 류 감독 고도의 용병술이다.
▲ 절묘한 마운드 운영, 불펜 강점 극대화
삼성은 경기중반까지 박빙승부를 할 경우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 불펜은 두산보다 확실한 우위이기 때문이다. 두산 불펜은 홍상삼을 중심으로 정재훈, 오현택, 윤명준 등이 담당한다. 김진욱 감독은 “마무리는 정재훈”이라고 하지만, 실제 정재훈이 포스트시즌서 보여준 구위와 제구는 매우 불안했다. 오현택과 윤명준 등도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확실히 선발진보단 힘이 약하다.
반면 삼성은 오승환과 안지만, 심창민을 축으로 권혁, 신용운 등이 뒤를 받칠 전망이다. 확실히 두산보단 강하다. 또한, 류 감독은 정규시즌 때보단 한국시리즈서 투수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잡을 것이다. 이는 선발투수들과 타자들에게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반면 두산 타자들에겐 심리적인 압박감을 안겨줄 수 있다. 뒤로 갈수록 강한 투수가 나오는 삼성불펜과 뒤로 갈수록 불안한 두산불펜이 단기전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때문에 삼성으로선 불펜의 힘을 극대화해야 한다.
류 감독의 운영의 묘가 중요하다. 류 감독은 2011년, 2012년 한국시리즈서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렸다. 선발 2명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1+1전략. 이번엔 차우찬 혹은 밴덴헐크가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 뒤를 받친다. 한국시리즈를 3선발 체제로 꾸릴 경우 둘 다 불펜 대기. 이럴 경우 삼성 불펜은 더욱 막강해진다. 두산 타자들의 데이터와 성향에 맞는 기용을 위해선 불펜이 질적, 양적으로 풍족한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장점을 극대화해야 두산을 찍어 누를 수 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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