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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관심, 외로움과 싸운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이 2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한다. 위성우호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를 치른다. 1부리그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카자흐스탄이 참가한다. 한국은 27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풀리그를 통해 순위를 가린 뒤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통해 내년 터키 여자농구월드컵 진출을 타진한다. 3위 내에 들면 월드컵 티켓을 딴다. 한국의 목표는 2007년 인천 대회 이후 6년만의 우승이다.
한국 여자농구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서 망신을 당했다. 일본에 대패하는 등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런던올림픽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1년이 지났다. 여자농구의 위기감은 현재진행형이다. 위성우호는 8월 말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2개월간 합숙훈련을 치렀으나 부상자가 너무 많아 제대로 된 훈련은 약 1달만 했다고 보면 된다. 올해 봄부터 철저하게 대회를 준비한 중국, 일본에 비해 너무나도 불안하다.
▲ 철저한 무관심, 1년 전 악몽 잊었나
위성우호는 존스컵서 호흡을 맞췄던 김영주 감독과 이지승 코치를 전력분석원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너무 늦은 영입이었다. 위성우호는 올 여름 남자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상대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회에 임하게 됐다. 위성우 감독은 23일 전화통화서 “일본은 거의 파악이 끝났다. 하지만, 중국은 모르는 선수가 많다”라고 털어놨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중국은 이번 대회서 신예들이 대거 참가한다. 그래도 한국보다 평균신장이 높고 테크닉이 좋은 선수가 많아 객관적 전력상 한국보다 한 수위로 평가된다.
위 감독은 “카자흐스탄과 인도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러나 대만은 경계해야 한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지난 10월 초 동아시안게임 여자농구를 보러 중국에 다녀왔다. 하지만, 별 다른 성과는 없었다고 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주위의 철저한 무관심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이했다. 대한농구협회와 WKBL은 대표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해외 전지훈련, 철저한 상대 데이터 제공은 그림의 떡이다.
유재학호에 비하면 위성우호에 대한 팬들과 언론의 관심도 낮다. 스포츠케이블 방송사들은 국내야구와 남자프로농구, 해외축구 중계 때문에 위성우호의 아시아선수권대회 중계 스케쥴을 전혀 잡지 않았다. 한국은 당장 27일 밤 10시에 중국과 첫 게임을 갖지만, 국내 농구팬들이 정상적으로 생중계를 접할 방법은 없다. 위성우호가 주위의 철저한 무관심과 외로움 속에서 아시아정복에 나서는 것이다.
▲ 6년만의 우승도전, 위성우호의 해법은
위성우호의 목표는 2007년 인천대회 이후 6년만의 우승이다.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일단 내부 정비가 완벽하게 끝난 상태가 아니다. 9월 중순 부상자들을 대거 보내고 멤버를 정비했으나 여전히 부상자가 적지 않다. 위 감독은 “이미선과 박혜진의 몸이 썩 좋지 않다”라고 했다. 야전사령관을 맡을 두 사람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건 큰 걱정이다. 또 다른 가드 이승아가 더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위 감독은 “신장이 크지 않아서 키 작은 선수들이 한발씩 더 뛰어야 한다”라고 걱정했다. 한국의 평균신장은 180.1cm다. 177cm인 일본보다는 크지만, 186cm의 중국보단 작다. 우승을 위해 무조건 넘어서야 할 중국과 정상적으로 붙어선 쉽지 않다는 의미. 결국 위성우호는 엔트리 전원이 벌떼농구를 펼쳐야 한다. 또한, 변연하, 김단비, 김정은, 임영희, 이연화로 이어지는 역대 최강 포워드진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일단 예선 풀리그서는 4위에만 들면 된다. 인도, 카자흐스탄만 잡아도 4위는 가능하다. 그러나 준결승전 대진을 생각하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준결승전 상대로는 아무래도 중국보단 일본 혹은 대만이 낫다. 때문에 최소 1~2위를 차지해야 결선 대진이 수월해진다. 위 감독은 일본, 대만도 만만찮은 상대로 본다. 일본에도 190cm가 넘는 장신자가 있고, 대만은 실제 전력을 거의 알지 못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위 감독은 “중국과의 첫 경기부터 전력으로 붙는다”라고 했다. 괜히 결선 대진을 위해 의도적으로 힘을 빼다가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전승우승으로 깔끔하게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것이다. 위 감독은 “노련한 선수가 있으니 믿는다”라고 했다. 결국 주장 이미선을 비롯해 변연하, 신정자, 강영숙 등 국제대회 베테랑들이 무관심과 외로움과의 싸움을 이끌어야 한다. 한국 여자농구의 냉정한 현주소다.
▲ 여자농구대표팀 최종엔트리
감독-위성우(우리은행)
코치-정상일(삼성생명), 정선민
가드-이미선(삼성생명), 박혜진, 이승아(이상 우리은행)
포워드-변연하(KB), 임영희(우리은행), 김단비(신한은행), 김정은(하나외환), 이연화(KDB생명)
센터-신정자, 강영숙(이상 KDB생명), 양지희(우리은행), 곽주영(신한은행)
▲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일정(한국시각)
10월 27일 22시 중국
10월 28일 18시 인도
10월 29일 22시 일본
10월 30일 18시 카자흐스탄
10월 31일 22시 대만
11월 2일 20시, 22시 준결승전
11월 3일 18시 3-4위전, 20시 결승전(3위까지 2014 FIBA 터키 여자농구월드컵 참가)
[여자농구대표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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