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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아역 배우의 시간은 빨리 간다. 연예계 1년이 사회생활 3년이라는 복잡 미묘한 연예계에서 성인 배우들과 부대끼며 연기하다 보면 어느새 애어른이 된다. 여진구 또한 그러하다. 2005년 영화 ‘새드무비’로 데뷔하여 연기 8년 차에 접어든 여진구는 최근 성인 배우 못지않은 강렬한 연기로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넘기며 순항 중인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 출연한 여진구는 김윤석,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등의 연기 고수들에 전혀 밀리지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괴물 배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화이’는 5명의 범죄자 아버지를 둔 주인공 화이가 납치되어 범죄자로 길러진 자신의 과거를 알고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액션 스릴러이다. 그러나 청소년 관림불가 등급이기에 올해 17살이 된 여진구는 정작 완성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주인공을 연기한 자신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잔혹하고 무자비한 이 영화에서 여진구는 순수함과 사악함을 넘나드는 이중적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여진구는 특히 눈물 연기가 전매특허이다. 데뷔작 ‘새드무비’에서는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 죽어가는 염정아의 어린 아들로 캐스팅되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이후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보고 싶다’에서는 기구한 운명으로 정인(情人)과 헤어지는 불운한 남자 주인공의 아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풋사랑에 애달파하는 어린 사랑을 복받치는 눈물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영화 또한 오열 연기가 압권이다. 눈물을 머금고 총기를 난사하며 울부짖는 울분 연기는 관객과 동료 배우를 단숨에 압도해 버린다. 분노, 슬픔, 두려움, 잔인함이 뒤엉킨 복잡한 감정을 강렬한 눈빛 연기로 표현했다. 10대 같지 않은 굵고 낮은 톤의 목소리도 독보적으로 아직 앳된 외모와 상반된 낮은 목소리는 연기에 안정감을 더한다.
잔망스런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를 위협하는 괴물 배우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여진구. 해를 품고, 괴물을 삼킨 이 어린 배우가 진짜 배우로 성장하길 빨리 보고 싶다.
[배우 여진구. 사진 = 아이필름, 나우필름, 파인하우스 필름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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