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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FA로 선수들이 자주 움직이니까.”
삼성이 한국시리즈 1~2차전서 충격의 패배를 맛봤다. 역대 한국시리즈 1~2차전 패배팀의 우승 사례는 2007년 SK가 유일했다. 확률은 단 6.3%.(16차례 중 1번). 확률상으론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물론 두산이 2007년 SK 리버스스윕의 희생양이 됐지만,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서 보여준 두산의 저력을 보면 결코 삼성의 리버스스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삼성은 2013년 새 역사에 도전 중이다. 이미 정규시즌서 우승하면서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3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이 이번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면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성공한다. 해태가 1986년~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으나 이 기간 정규시즌서 최다 승률을 올린 시즌은 단 한 차례였다. 그만큼 통합우승을 연이어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 21세기 들어서도 현대, 삼성, SK가 연이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에 성공했으나 3연패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 FA제도, 최강자 전력유지를 방해한다
도대체 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3연패가 쉽지 않을까. 삼성 류중일 감독은 “FA 제도가 원인이다. FA제도가 도입되면서 각 팀들의 전력변화가 심해졌다”라고 했다. 1999년 FA제도 도입 이후 FA로 이적하는 거물급 선수가 발생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FA 시장이 얼어붙었으나 최근 몇년간의 사례를 보면 FA 이적생 성공사례도 꾸준히 나왔다. 때문에 최근 FA시장은 제법 활발한 편이다. 매년 전력 판도가 요동을 치면서 최강자의 정상 수성이 쉽지 않다. FA로 전력을 보강한 팀이 항상 최강자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강전력을 유지한 팀도 FA로 선수를 잃어 이듬해엔 전력이 약해질 수 있다.
2003년과 2004년 통합 2연패를 달성했던 현대도 FA 심정수와 박진만을 삼성에 내주자 2005년 무너졌다. 삼성은 심정수와 박진만을 등에 업고 2005년과 2006년 통합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런 삼성도 2007년 베테랑들의 노쇠화기미가 보인데다 일부 팀의 적극적인 전력보강으로 SK와 두산에 최강자 자리를 넘겨줬다. 2007년과 2008년 통합 2연패를 달성한 SK 역시 FA로 꾸준히 선수들을 빼앗기면서 통합 3연패를 하진 못했다. SK는 2010년에 다시 우승에 성공했으나 이후 더 이상 한국시리즈서 우승하지 못했고 올 시즌엔 7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올 시즌 삼성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다. 삼성은 2012시즌 이후 FA로 풀린 정현욱을 LG에 내줬다. 여기에 권오준의 시즌아웃으로 불펜이 확실히 약해졌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농사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예년보다 마운드의 힘이 뚝 떨어졌다. 삼성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98로 4위였다. 우여곡절 끝에 정규시즌 우승은 차지했지만, 4위 두산과의 승차는 3.5게임에 불과했다. 올 시즌 전문가들은 “확실히 삼성이 지난 2011년~2012년처럼 막강하진 않다”라고 했다.
▲ 위기의 삼성, 안 좋았던 7~8월 모습이 나왔다
삼성이 이번 한국시리즈서 두산에 확고한 우위를 지닌 부분은 불펜이다. 그러나 그 불펜마저 예전같지 않은데다 타선, 수비, 기동력 등에선 두산에 우위를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삼성은 타선 부진으로 1~2차전을 모두 두산에 내줬다. 이런 모습은 지난 7~8월 삼성이 한창 부진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삼성은 타선은 타선대로 숨이 죽었고 마운드는 마운드대로 얻어맞았다. 시즌 막판 연승을 타면서 우승에 골인했지만, 올 시즌 삼성의 전력은 확실히 예년보다 기복이 심했다.
그만큼 3년 연속 좋은 전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라도 7전 4선승제라서 장기전의 성격이 있다. 정규시즌서 나타난 강점과 약점이 그대로 나타나게 돼 있고, 그에 따라 흐름이 좌우될 수 있다. 두산은 삼성보다 더 탄탄한 백업 야수진들의 힘을 앞세워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전설의 해태왕조도, 현대도, SK도 해내지 못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 2013년 삼성은 정규시즌 3연패만으로도 저력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한국시리즈서는 예년의 삼성이 아니라는 사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국시리즈 파트너 두산을 비롯해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던 LG, 넥센 등도 더 이상 삼성을 무서워하진 않는다.
올해 삼성의 진정한 힘은 한국시리즈 3~4차전서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이 여전히 힘이 남아있다면. 그리고 두산에 넘어간 한국시리즈 흐름을 반전해 사상 첫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성공한다면 삼성은 최강자 중에서도 최강자로 기억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무너진다면 2013년 삼성 역시 예전 2003년~2004년 현대, 2007년~2008년 SK 왕조를 뛰어넘진 못한 팀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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