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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첫 방송부터 화려한 볼거리와 탄탄한 스토리 하지원, 주진모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진한 대박냄새를 풍긴 ‘기황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역사 왜곡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8일 밤 첫 방송된 MBC 새 월화 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가 원나라 황제 타환(지창욱)과 공녀(고려 왕조가 원나라의 요구에 의해 조공으로 바치던 여자) 기승냥(하지원)의 황후책봉식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타환은 황후책봉식에 참석치 않고 고려로 떠나겠다는 고려왕 왕유(주진모)에게 “아직도 승냥이를 사랑하느냐? 아직도 냥이를 가슴속에 품고 있느냐고 물었다”며 아무 대답 없이 발길을 돌린 왕유를 향해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내 전부니라. 네 따위 것이 될 것도 아니다. 알겠느냐!”라고 소리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붉은 대례복을 입은 기승냥과 마주한 타환은 축하주를 나눠마셨고, 대신들은 만세를 외쳤다. 이에 주위를 둘러보던 기승냥은 먼발치에서 자신을 애절하게 바라보는 왕유를 발견하고는 눈물을 흘렸다. 마찬가지로 눈시울이 붉어진 왕유는 쓸쓸히 자리를 떴고, 기승냥은 왕유의 뒷모습을 애틋이 바라봤다. 기승냥과 왕유는 아직도 서로를 절절히 사랑하고 있었던 것.극은 과거로 돌아갔다. 어머니와 함께 원나라 공녀로 끌려가던 기승냥은 포박된 채 원나라 무장들에게 채찍질을 당했고, 볼모로 끌려가던 세자 왕유는 공녀들을 탈출시켰다. 하지만 기승냥을 구하기 위해 화살을 대신 맞은 기승냥의 모친은 부친이 개경에 살고 있다며 증표인 반지를 주고 눈을 감았다.
원나라 무장을 피해 남장을 한 기승냥은 우여곡절 끝에 개경에 도착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부친과 엇갈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친을 죽인 원나라 무장 당기세(김정현)를 피해 도망가다 심양왕 왕고(이재용)의 말에 치였다. 그런 기승냥을 자신의 집에 데려온 왕고는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기승냥을 자신의 집에 기거케 했다.
13년 후, 왕고의 오른팔이 된 기승냥은 승냥이파를 조직해 고려의 왕이 되기 위해 원나라에 조달할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왕고의 소금밀매를 도왔고, 왕유는 악소배(깡패)와 의형제나 맺으면서 한량짓을 하고 있었다.
곧이어 기승냥과 왕유가 재회했다. 승냥이파의 소식을 들은 왕유가 기승냥에게 대결을 신청한 것. 기승냥은 왕유와 취중 활쏘기를 하던 중 만취돼 쓰러졌고, 왕유는 기승냥이 깨어나자 거문고를 가르쳐 주겠다며 기승냥을 뒤에서 감싸 안았다. 이에 기승냥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이내 거문고 선율에 미소를 지었고, 왕유 또한 그런 기승냥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기승냥은 왕유가 얼굴을 밀착시키자 왕유의 멱살을 잡은 채 술대를 겨눴고, 왕유는 기승냥에게 활쏘기 시합에서 이긴 자신이 기승냥의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기승냥이 아니었다. 이에 왕유는 아우가 되는 건 어떠냐며 자신과 호형호제 하는 벗이 세자라 자신의 아우가 되면 세자를 형으로 두게 되는 것이라고 제안했지만 기승냥은 단호히 거절했다.
사실 왕유는 한량이 아니었다. 익명의 제보자에게 소금밀거래범을 잡고 싶으면 자신이 보낸 머리띠를 하고 인주(인천) 찻집으로 오라는 제보를 받은 왕유는 제보자를 알아보기 위해 자신의 머리띠를 보냈다.
이어 직접 소금밀거래범을 잡기 위해 찻집을 찾았지만 제보자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정보를 전달받은 부하는 입을 열려는 찰나 자객의 활에 맞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에 왕유는 내부에 첩자가 있다고 의심했다.
내부에 첩자가 있다고 의심한 건 왕고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왕고는 기승냥에게 왕유의 곁에서 신임을 얻으라고 지시했고, 기승냥은 왕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왕유 대신 다리에 활을 맞으며 신임을 얻는데 성공했다.
고려의 왕이 되기 위해 세자를 죽일 명분을 찾고 있던 왕고는 이 기회에 왕유에게 소금밀매자란 누명을 씌워 죽일 계획을 세웠다. 이에 기승냥은 왕유에게 소금밀거래 장소를 흘렸고, 왕유는 기승냥이 왕고의 첩자라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은밀히 칼을 뽑았지만 칼을 휘두르지는 못했다. 왕유는 기승냥이 방에서 나간 후 “죽였어야 하는 건데. 설마 내가 그새 저놈하고 정이라도 든 겐가”라고 혼잣말을 했다.
소금밀매 거래 장소로 가기 전날 밤 ‘해월장은 가짜 장소이며 기승냥이 소금을 배달할 것이고 주변에 첩자가 있다’는 첩지를 받은 왕유는 소금을 빼돌린 후 대기하고 있는 기승냥을 생포해 양손을 묶어 매달아 놨다.이때 기승냥이 뒤척이면서 머리띠가 벗겨졌고 안에 숨겨져 있던 왕유의 머리띠가 드러났다. 왕유에게 제보를 했던 자가 기승냥이었던 것. 기승냥은 자신의 모친을 죽인 당고세와 왕고가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고, 한 남자가 기승냥의 머리띠를 주워줬다. 이에 기승냥은 “이자가 심양왕의 첩자”라고 속말했다.
이날 첫 방송된 ‘기황후’는 초반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세트장이 아닌 중국 자금성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스케일의 사실감 넘치는 황후책봉식과 의상, 소품, 액션신은 시청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기승냥과 왕유의 인연의 시작과 13년 만에 재회한 이들이 서로에게 끌리는 모습 등 빠른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무엇보다도 하지원과 주진모의 탄탄한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렇듯 ‘기황후’는 첫 방송부터 눈을 뗄 수 없는 비주얼과 전개, 호연으로 대박 냄새를 폴폴 풍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기황후’는 공녀 신분으로 원나라에 끌려간 기승냥이 원나라 제1황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하지만 기황후는 모국인 고려에 핍박을 가하고 침략을 한 인물이다.
또한 왕유의 모티브가 된 인물인 충혜왕은 부왕의 후처를 겁탈하는 등 패륜을 저지른 인물이다. 이에 ‘기황후’는 방송 전부터 기황후, 충혜왕 미화와 역사왜곡을 이유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를 의식한 제작진은 충혜왕의 이름을 가상의 이름 왕유로 바꾸는 등 일부 설정을 변경했다. 또한 ‘기황후’가 팩트와 픽션을 결합한 팩션이라고 강조하며, 첫 방송에 앞서 ‘이 드라마는 고려 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가 된 기황후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으며, 일부 가상의 인물과 허구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실제 역사화 다름을 밝혀드립니다’는 자막을 고지했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은 여전하다.
첫 방송부터 화려한 볼거리와 탄탄한 스토리 하지원, 주진모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진한 대박냄새를 풍긴 ‘기황후’가 어떤 식으로 역사왜곡 논란을 해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황후’ 첫 방송은 시청률 11.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단숨에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날 첫 방송된 ‘기황후’. 사진 = MBC ‘기황후’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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