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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차분하지만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배우 이윤지가 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늘 그랬지만 욕심 많은 이윤지 답게, 그는 또 전혀 다른 역할에 도전했다.
연극 '클로저'와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로 데뷔 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윤지. 두 작품을 동시에 하고 있는 탓일까. 예전에 비해 많이 마른 듯 보인 이윤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체력 관리도 하고 있어요. 직접 챙겨온 간식들을 자주 먹고. 고구마나 과일 같은 것들요. 물론 홍삼도 잘 챙겨 먹고 있는데 그래도 체력적으로 힘든 것 사실이에요. 예전엔 아무리 피곤해도 촬영 마치고 차 안에서 재잘재잘 수다스러웠는데 요즘은 눈부터 감아요. 한 인물에 푹 빠지는 것도 힘든데 두 명의 캐릭터를 품어야 하고 그 간격을 조율하는 게 쉽진 않아서요."
'클로저'는 자유분방한 뉴욕 출신 스트리퍼 앨리스와 부고 기자이자 작가인 댄, 사랑 앞에 열정적인 피부과 의사 래리와 성숙한 아름다움을 지닌 포토그래퍼 안나 네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연극 '클로저'는 말의 드라마잖아요. 영화보다 훨씬 더 작가의 의도가 깊게 베여있고, 좀 더 적나라한 '클로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전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했어요."
그가 극 중 맡은 엘리스는 감정표현에 솔직하고 표현하는 인물이다. 스트리퍼라는 직업답게 노골적인 대사와 몸짓은 바른 생활의 이윤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굳이 그가 이 역할을 선택하게 된 마력은 무엇이었을까.
"저는 정말 한 토씨 한 토씨까지 영어 대본이랑 놓고 이 느낌이 왜 이런지 알아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미 번역된 책에는 많은 다른 느낌이 있었죠. 실제로 많은 단어들을 찾아냈고 연출, 조연출님이 보다 새로운 느낌으로 번역을 해주셨어요. 배우들도 짬짬이 영어 대본을 보면서 노력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 훨씬 더 '클로저' 다운 '클로저'가 됐네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런 모습이 없지는 않아요. 제가 평소에는 좀 많이 털털한 편이고 장난기도 많아요. 제 주위 분들은 많이 알고 계세요. 그래서 광박이는 어떤 그런 제가 가지고 있는 털털한 부분을 드라마에 맞게 눈이나 표정을 좀 더 극적으로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나중에 상남이나 가족들과 부딪쳤을 때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그 날을 위해 마음껏 망가지고 있어요.”
왕광박을 이야기하자면, 최상남(한주완)을 빼놓을 수가 없다. 신인배우지만 능글맞은 최상남의 연기는 신인임을 의심케 하는 수준이다. 이윤지는 상대역인 한주완에 대해 "신인인 게 분명한데 진짜 신인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호흡은 좋아요. 점점 잘 맞아들어가고 있고. 한주완 씨가 브라운관에서는 신인이지만 영화 경력도 있고, 연극을 하며 연기를 제대로 공부한 친구에요. 그래서 우리 둘이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아요. 연기적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고, 드라마 내용상 할 얘기도 많아서 처음보다 많이 친해지고 대화도 늘었어요. 그런 소통이 쌓이니 호흡이 점점 더 잘 맞아들어가는 것 같아요. 신인인 게 분명하지만 그는 진짜 신인이 아닌 것 같아요."
이윤지가 맡은 왕광박은 최상남과의 연애를 하고 있긴 하지만 '왕가네'의 기획의도인 청년실업 문제도 갖고 있다. 미래가 탄탄하게 보장된 여교사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작가로의 전환. 현 상황과 비교해 광박이의 '진격의' 선택. 이윤지가 바라보는 광박은 그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
"고민에 대한 결론이 현실에 대한 도피가 아니면 반대할 이유 없다고 생각해요. 교사가 됐다고 온 동네가 축하할 정도로 확실히 교사가 매력있고 또 안정적인 직업이긴하죠. 제 생각에는 만약에 꿈을 접고 그걸 선택했다고 하면 후회없는 선택을 해야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선택을 흐지부지하게 해놓고 내가 꿈을 포기했네, 뭐 어쨌네 이러면서 꿈 찾아서 마음은 또 다른 쪽으로 꿈을 꾸고 있으면 제 생각에는 그거는 본인이 가장 괴롭다고 생각해요."
이윤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 보면, 그가 잠시도 쉬지 않고 작품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시라도 대중에게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작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물었더니 "못 쉬는 것도 문제긴 하죠?"라고 답했다.
"딱히 어떤 기준이 있는 건 아니에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좋아하긴 해요. 그리고 전 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쉬면 쉴 수가 없어요. 열심히 일하고 그 중간 짧은 휴식을 즐기는 게 저에게 잘 맞아요. '쉬려고 장기간 여행을 간다?' 그것은 또 그것대로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못 쉬는 것도 참 문제야'라고 주변에서 많이들 얘기해주시는데 어쨌건 지금은 일이 사랑스럽고 계속 하고 싶고 아주 그냥 계속 달리고 싶어요."
[배우 이윤지. 사진 = 나무엑터스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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