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시아 여자농구 판도가 흔들린다.
위성우호가 29일 아시아선수권 풀리그 3차전서 일본에 패배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28점차 패배 이후 1년만에 다시 만나 또 패배했다. 그에 앞서 첫 경기서는 아시아 최강 중국을 잡았다. 중국에 고전하고 일본을 잡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일각에선 “아시아 여자농구 판도가 흔들린다”는 말도 한다.
아시아 여자농구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다. 현재 FIBA(국제농구연맹) 세계랭킹은 중국이 8위, 한국이 11위, 일본이 18위다. 중국이 12위, 한국이 31위, 일본이 35위인 남자농구에 비해 아시아 여자농구 톱3의 국제 경쟁력은 괜찮은 편이다. 한국 역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 꾸준히 출전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먼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 중국의 일시적 혼돈, 일본의 체계적 관리
중국은 농구가 국기다. 남녀농구 모두 엄청난 인기와 인프라를 자랑한다. 정선민 대표팀 코치에 따르면 “여자농구도 경기장에 관중이 가득 찬다”라고 했다. 때문에 아시아 최강의 위치를 유지한다. 1990년대만 해도 아시아 여자농구는 한중일의 전력이 비슷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오면서 중국이 조금씩 치고 나갔다. 한국이 그 다음, 그리고 일본이 그 다음으로 줄을 섰다. 인프라와 대표팀 관리, 타고난 체격조건과 테크닉이 종합적으로 빚어낸 전력 차이가 있었다.
중국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간판센터 천난을 제외하곤 전원 20대 선수단을 꾸렸다. 1990년대생이 무려 7명이다. 중국은 확실히 세대교체를 하는 듯하다. 인재풀이 풍부하니 30대 중반인 이미선, 변연하 등이 10년 넘게 대표팀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 참가한 중국 선수들의 세기는 떨어진다. 한국과 첫 경기서 만난 중국은 위기관리능력과 세밀한 테크닉이 분명 떨어졌다. 때문에 30대 선수가 즐비한 노련한 한국이 중국을 잡았다.
일본은 사실 한국과 중국에 비하면 체격조건이 처진다. 그래도 꾸준히 유망주를 관리했다. 에이스 오카 유코와 센터 도카시키 라무의 기량이 탁월하다. 190cm가 넘는 도카시키에 국내여자농구는 잔뜩 긴장했다. 결국 도카시키는 위성우호를 상대로 27점 10리바운드 폭격을 퍼부었다. 한국은 도카시키를 막지 못해 일본에 또 패배하고 말았다. 중국은 세대교체 기간이라 다소 약해졌고, 일본은 전력을 극대화했다. 이러면서 한중일 여자농구가 평준화 됐다.
▲ 한국만 제자리걸음? 위성우호의 막대한 부담감
한국만 제자리 걸음을 걷는 느낌이다. 농구를 하려는 여자 유망주들의 씨가 마른 지 오래다. 이번 대회 최종엔트리 12인 중 정확히 절반인 6명이 30대다. 중국, 일본에 비해 30대 선수 비중이 가장 높다. 다시 말해 세대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주원과 정선민의 은퇴 이후 젊은 선수들을 받아들였으나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등의 뒤를 이을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2007년 인천 대회 이후 6년만의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목표로 한국으로선 쉽지 않은 레이스를 치르고 있다. 사실 앞으로가 더 난감하다. 30대 선수들이 좀 더 나이를 먹고 물러난다면 한국 여자농구의 국제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황은 한국의 편이 아니다. 한국은 중국, 일본에 비해 대표팀 운영 및 유망주 관리 시스템이 약하다. 남녀대표팀이 올해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아시아 여자농구 지형도가 예년과는 달라질 조짐이다. 중국이 조금 앞섰던 과거와는 달리 한국, 중국, 일본의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유망주의 체계적 투자 및 관리로 국제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국내 농구인들에 따르면, 여자농구는 청소년 레벨에선 더 이상 대만, 태국 등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한국 여자농구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번 대회 중국전서 승리했으나 일본에 패배한 건 결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여자농구대표팀(위), 변연하(가운데), 일본 대표팀(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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