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 엔트리 딜레마가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27명이다. 지난해보다 1명 늘어났다. 삼성과 두산은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맞춰서 27명을 구성했다. 포스트시즌서 엔트리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정규시즌서는 매일 1군 멤버를 교체할 수 있다. 2군에서 언제든 선수를 끌어올려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명이 다치면 26명으로 싸워야 한다. 이게 승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삼성과 두산이 한국시리즈 최종 6~7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엔트리 딜레마를 겪고 있다. 삼성은 김상수, 조동찬 대신 정병곤, 김태완이 합류하면서 야수운영의 폭이 좁아졌다. 29일 4차전서 정병곤의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가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정병곤에게 6~7차전 승리를 맡길 순 없는 노릇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탈이 난 선수가 발생했다. 홍성흔, 이원석, 오재원이 제대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두산은 4~5차전을 24명으로 치른 셈이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야수운영의 폭이 좁아졌다.
▲ 삼성, 포수 3인체제의 딜레마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전담포수제를 운영 중이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의 마음에 잘 맞는 포수가 있다”라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수를 3명 집어넣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서 이정식과 베터리 호흡을 그리 많이 맞추지 않았던 윤성환은 1,5차전서 연이어 무너졌다. 이지영 역시 장원삼과는 잘 맞았으나 배영수와는 호흡이 매우 원활한 건 아니었다. 물론 결과론이다. 투수의 부진 혹은 호투를 포수와 100% 연관 짓는 건 매우 위험하다. 여러 환경적, 상황적 요인을 검토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반 투수가 연이어 교체되자 어김없이 노련한 진갑용을 투입했다. 이지영과 이정식은 상대적으로 승부처에선 불안했다. 진갑용은 상대 타자를 완벽하게 역이용하고 투수의 장점을 살려주는 리드를 한다. 어깨는 좀 약해졌어도 블로킹 능력도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한 야구인은 “삼성이 진갑용의 비중을 좀 더 높였으면 한다. 확실히 큰 경기서는 이지영, 이정식과 차이가 난다”라고 귀띔했다. 더구나 포수들이 타격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삼성은 3인 전담포수제를 운영하면서 내야수, 혹은 외야수 보강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정병곤, 김태완 키스톤콤비를 뒷받침할 정현을 긴급수혈했다. 그러나 삼성 승부처에 내세울 확실한 대타카드가 부족하다. 우동균으론 부족하다. 대타감이 즐비한 두산과는 대조되는 부분. 베테랑 강봉규와 정규시즌 막판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인 이상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가 삼성엔 뼈 아팠다. 패배한 3경기 모두 타선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 두산, 부상선수 속출의 딜레마
두산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원석이 2차전서 옆구리를 다쳐 3~5차전서 결장했다. 오재원은 3차전서 3루에서 홈으로 베이스러닝을 하다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 때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오재원 은 즉시 경기서 빠졌고 4~5차전서 결장했다. 홍성흔도 3차전서 자신의 타구에 종아리를 맞아 4차전서 결장했다. 5차전서 대타로 나섰으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산은 김재호와 허경민이 2,3루를 보고 있다. 손시헌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존 김재호-오재원 키스톤콤비와 3루수 이원석 조합만큼 안정적인 건 아니다. 물론 지금까진 큰 문제가 없었으나 6~7차전서 불안요소인 건 분명하다. 대타, 대수비 가용폭이 줄어든 것도 악재다. 더 중요한 건 홍성흔, 오재원, 이원석의 6~7차전 행보를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설령 정신력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해도 100%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은 낮다.
두산으로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최주환을 뺀 게 뼈 아프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최주환을 빼고 투수 김명성을 넣었다. 물론 한국시리즈 직전 김 감독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지친 투수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김명성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두산 마운드는 그럭저럭 잘 버텨왔다. 오히려 최주환의 빈자리가 더욱 커진 느낌. 대구 6~7차전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딜레마 싸움이다. 버텨내는 팀이 우승에 가까워진다.
[진갑용과 안지만(위), 오재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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