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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서울지역 CGV 상영이 불발된 '토르:다크월드'가 각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서로에게 생채기만 내고 있다.
'토르:다크월드'는 30일 서울을 제외한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을 통해 개봉했다.
'토르:다크월드'가 서울 지역 CGV에서 볼 수 없게 된 것은 극장 부율(수입분배 비율) 때문이다. 기존 CGV 서울 지역 극장에서 외화에 대해 6:4(배급사:극장)의 부율을 적용했지만 최근 국내 영화에 대한 부율을 조종하며 지방과 같은 5:5로 적용하기로 한 것.
이에 CGV 측과 '토르:다크월드'의 배급사 소니 픽쳐스 사이에 의견 차를 보였고, 결국 '토르:다크월드'는 서울 지역 CGV 상영관 없이 개봉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개봉한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 역시 같은 이유로 서울 지역 CGV 상영이 불발됐다.
이번 사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는 사뭇 다르다. CGV 측은 과거 6대 4 부율이 국내 영화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20년 전 결정된 것이라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이에 현재 한국 영화가 왕성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 맞춘 실질적인 부율 조정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여러 차례 공문 등을 통해 알렸다고 전했다.
반면 소니 픽쳐스 측은 충분한 부율 조정이 문제라기보다 충분한 협의와 논의 없는 통보였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필름을 건네지 않은 것도 '토르:다크월드' 필름을 CGV로 보낼 경우 그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5:5 부율 조정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필름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함께 일해 온 그리고 앞으로 일해 나갈 파트너로서 부율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창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 측 모두 대화를 위한 가능성은 열어 놨다. 소니 픽쳐스 측은 현재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면 그에 따라 부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물론 대화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들었다. CGV도 소니 측과 마찬가지로 대화로 이번 일을 풀어나갈 의지를 가지고 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영화관을 보유한 CGV에게도,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여야 하는 소니 픽쳐스에게도, 그동안 영화 개봉을 목 빠지게 기다려 온 관객들에게도 상처만 남을 뿐이다. 서울 지역의 CGV는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매출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곳. 게다가 한국은 '마블'의 타이틀을 가진 작품인 경우 전세계 TOP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이런 한국에서 영화를 상영하지 못한다 혹은 안 한다는 건 소니 픽쳐스 그리고 CGV에도 손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일 '토르:다크월드'는 30%(영진위 기준)가 넘는 실시간 예매율을 보였다. 서울 지역 CGV에서 볼 수는 없지만, 이에 따라 당연히 예매도 할 수 없지만 당당히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보고 싶은 욕구를 대변하고 있다.
[영화 '토르:다크월드' 포스터. 사진 = 소니 픽쳐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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