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꿈같아" 우에하라의 WS 우승은 노력의 산물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지금도 꿈만 같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2013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일본인투수 우에하라 고지의 한 마디다. 꿈이 아닌 현실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헹가레 투수가 된 것이다. 에너지는 아껴도 노력은 아끼지 않았기에 만들어진 결과였다.

우에하라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 구원 등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6-1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한 보스턴은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2007년 이후 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홈인 펜웨이파크에서 우승을 확정한 건 지난 1918년 이후 무려 95년 만이다.

이날도 우에하라는 장기인 스플리터를 십분 활용했다. 첫 상대 존 제이와 다니엘 데스칼소 모두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맷 카펜터는 7구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역시 결정구는 스플리터였다. 우에하라는 오른팔을 번쩍 들고 포수 데이비드 로스에게 달려가 안겼다. 빅리그 데뷔 5시즌 만에 월드시리즈 헹가레 투수가 된 우에하라다.

우에하라는 경기 후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기쁨뿐이다. 일단 쉬고 싶다"며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불펜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등판하고 이기면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웃카운트만 잡아낸다면 어떤 형태라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우에하라는 이날 TV해설을 맡은 다구치 소에게도 축하를 받았다. 그러자 "겨우 끝났다. 올해는 너무 잘해서 무서웠다. 나 자신에게 푹 쉬라고 말하고 싶다"는 본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아직도 꿈만 같다"며 기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우에하라의 장남인 카즈마 군도 "정말 좋다"며 거들었다.

우에하라는 이번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 1승 1패 7세이브 0.66의 완벽한 성적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3⅔이닝을 소화하며 16탈삼진을 솎아냈고 사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특히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서는 5경기에서 단 한 점도 주지 않고 1승 3세이브를 올리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확정 아웃카운트도 그의 몫이었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서 올린 7세이브는 존 웨틀랜드(1996 뉴욕 양키스), 트로이 퍼시벌(2002 LA 에인절스), 브래드 릿지(2008 필라델피아 필리스), 롭 넨(200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함께 단일시즌 포스트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야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어떤 어려운 일도 극복할 수 있다"던 우에하라는 야구에 대한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빅리그 데뷔 5년 만에 최고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진출한 2009년 이후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미국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우뚝 섰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영광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40세가 되는 그의 아름다운 도전이 결실을 맺었다. 꿈이 아닌 현실이다.

[우에하라 고지(왼쪽)가 장남 카즈마 군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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