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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비밀’이 파죽지세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은 강력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첫회 시청률 5%대에서 시작한 ‘비밀’은 최근에는 3배 이상의 상승세를 보여주며 동 시간대 1위는 물론 10회 연속 시청률 상승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와 같은 ‘비밀’의 인기 이유는 연출, 극본, 배우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있어야 할건 꼭 있고, 없어도 되는건 과감하게 버리는 제작진의 결단력과 그를 잘 따르는 배우 덕이다.
▲ 있는 것1. 잘 짜여진 대본.
대본은 ‘비밀’을 이끌어 온 가장 큰 힘이다. 메인 작가인 유보라 작가는 2011년 KBS 2TV 단막극 극본 공모 최우수작에 빛나는 재원이다. 신예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미니시리즈 메인 작가로 발탁됐다. 지성, 황정음 등 ‘비밀’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대본이었다.
이에 대해 황의경 CP는 31일 마이데일리에 “지성이 처음엔 복수와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다가 이후 사랑에 까지 이르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야 했다. 그리고 그걸 유 작가가 해내했다. 유 작가의 문학적 소양과 섬세함은 보통 수준을 넘어섰다”고 극찬했다.
▲ 있는 것2. 흠잡을 데 없는 연출.
‘드림하이’, ‘학교2013’에 이어 ‘비밀’까지 성공시킨 이응복 PD의 연출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대본을 연출로 표현해내고 캐릭터의 감정을 카메라를 통해 담아내는 능력은 가히 최고라 칭해진다. 이는 배우들이 PD를 신뢰하고 그를 따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 CP는 “이 PD와는 수년간 함께 일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과거엔 의견 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그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비밀’에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PD의 연출력은 천재적이다”고 설명했다.
▲ 있는 것3. 예상치 못한 복선.
유 작가와 이 PD가 일궈낸 소름끼치는 복선은 시청자들을 안달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배우들의 말이나 행동보다 이들에게서 파생되는 음향이 압권이다.
황정음이 건널목 위에 설치 된 CCTV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들리는 기차의 경고음, 이다희가 배수빈을 유혹하며 와인을 따라 줄 때 나온 와인음, 배수빈이 강을 향해 던진 배회 방지 팔찌의 인식표가 물 속으로 끝없이 빠져 들어가는 소리 등 음향을 극대화한 연출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극 속 인물들의 심리와 묘하게 맞물리며 향후 전개와 복선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폭풍의 언덕’은 시청자들 사이 뜨거운 화제가 됐던 대표적인 복선이었다. 지성이 황정음과 조금이라도 더 긴 시간을 함께 있기 위해 시킨 ‘폭풍의 언덕’ 줄거리 요약은 ‘비밀’의 결말을 암시케 했다.
‘폭풍의 언덕’은 황량한 들판 위의 외딴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무대로 벌어지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비극적인 사랑, 에드거와 이사벨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잔인한 복수를 그렸다. 본능적이며 야만적이기까지 한 히스클리프와 오만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그에게 끌리는 캐서린이라는 이상화되지 않은 현실적 인간을 통해 인간 실존의 세계를 강렬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비밀’ 속 지성과 황정음 역시 비극적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없는 것1. 현장 불화
‘비밀’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고 자연스럽게 시청률이 상승함에 따라 현장 분위기는 항상 화기애애하다. 긴 촬영으로 인해 배우들의 체력이 조금씩 소진돼 가고 있지만 다행히 “파이팅 하자”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포부 덕에 다들 힘내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황 CP는 “극본, 연기, 연출 세박자가 무너지지 않으니 현장도 밝다. 특히 방송전 ‘꼭 1등하자’는 욕심을 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본인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대진운도 좋지 않았고 신예 작가를 기용해 걱정이 많았지만 열의로 똘똘 뭉치니 잘 해냈다. 또 이렇게 조화를 잘 이룬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입증하게 해준 시청자들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 없는 것2. 막장
‘비밀’은 복수로 시작된 감정이 사랑과 집착으로 발전한다는 기본적 구성을 갖고 있다. 어찌보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비밀’은 이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극적으로 펼쳐냈다. 사랑하는 여자와 그의 아이를 빼앗아간 여자에게 처절하게 복수하려고 했던 지성은 어느샌가 황정음에게 동정심과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다행히 시청자들이 이 과정을 이해하고 감정이입하는데 무리가 없다.
이어 황정음이 어떤 연유로 수년간 사랑했던 배수빈을 버리고 자신을 괴롭혀왔던 배수빈에게 사랑의 감정을 깨닫는지를 파악하는 것 역시 시청자들의 주된 관전 포인트다. 제작진은 앞으로 이 디테일한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KBS 2TV '비밀' 11회. 사진 = 방송 영상 캡처]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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