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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성우호가 너무나도 불안하다.
위성우호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예선 풀리그 마지막 경기서 대만에 패배했다. 충격적이었다. 14개의 턴오버가 쏟아졌다. 58점에 그칠 정도로 야투는 철저히 침묵했다. 3승2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 대만과 동률을 이뤘다. 공방율에 따라 예선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중국과 3일 밤에 준결승전을 갖는다.
위성우호가 딜레마에 직면했다. 이번 여자농구대표팀의 목표는 당연히 2007년 인천 대회 이후 6년만의 우승. 하지만, 현재 위성우호가 갖고 있는 전력과 준결승전 혹은 결승전서 만날 상대들을 감안하면 결코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내년 터키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획득으로 목표를 낮춰 잡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 정도로 위성우호의 사정이 썩 좋지는 않다.
▲ 지치고 힘든 위성우호의 악순환
위성우호의 전력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예선 풀리그서 나타난 중국, 일본, 대만의 전력은 예상대로 만만하지 않았다. 일본과 중국은 확실한 센터를 보유했다. 높이가 좋지 않은 한국이 쉽게 이길 상대가 아니다. 또한, 한국이 100%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대만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이번 대표팀 최종엔트리 12인 중 6명이 30대다. 이미선, 임영희, 변연하, 강영숙, 신정자, 이연화가 그 주인공. 일본, 중국에 비해 30대 비중이 높다. 이들은 5일 연속 강행군을 치렀다. 위성우 감독이 나름대로 체력 안배를 시켜줬으나, 대만전서 몰려온 피로는 어쩔 수 없었다. 30대 선수들이 팀 전력의 주축이니 승부처에선 쉽게 뺄 수 없었다.
20대 선수들 중 김정은, 김단비처럼 대표팀 경력을 제법 쌓은 선수도 있으나 이승아, 박혜진, 양지희, 곽주영 등은 대부분 성인대표팀 경력이 일천하다. 승부처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노련미는 떨어진다. 게다가 김단비는 무릎에 부상을 안고 있다. 곽주영도 대만전서 무릎을 다쳤다. 때문에 30대 대표팀 베테랑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체력 문제가 다가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대만전서 그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 중국전 올인 불가피, 위성우 감독 벤치워크는
위성우호는 준결승전서 중국을 만났다. 결승전에 올라갈 경우 일본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3-4위전으로 떨어질 경우 대만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쉼 없이 예선 강행군을 펼친 위성우호는 1일 휴식을 갖는다. 단 하루만에 여독이 풀릴 것인지는 미지수다. 중요한 건 연이틀 총력전을 펼칠 상황이 되느냐는 것이다. 만약 2일 중국과의 준결승전서 패배할 경우 체력적 부담을 안고 3-4위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그래야 내년 터키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획득한다.
중국과의 준결승전은 총력전이다. 위성우호는 예선 첫 경기서 중국을 잡았다. 간판센터 천난을 제외한 선수 전원이 20대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경기운영능력과 세기는 예전보다 약하다. 경기초반부터 흐름을 잡을 경우 못 넘을 상대는 아니다. 대신 천난에게 제공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많이 뛰어야 한다. 당연히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역시 중국은 결코 쉽게 넘을 상대가 아니다.
위성우호는 중국전서 승리할 경우 1차적인 목표는 달성한다. 아시아에 할당된 내년 9월 터키 세계선수권티켓은 3장. 결승전에 올라간 2팀은 일단 세계선수권 티켓을 확보한 채로 아시아 최강자를 가린다. 이럴 경우 체력적 부담은 있지만 비교적 여유있게 결승전을 치르면 된다. 그러나 중국전서 진을 다 빼고 패배할 경우 3-4위전서 무조건 이겨야 세계선수권 티켓을 딴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이미 예선 대만전서 그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위성우호는 대만과의 객관적 전력 차이가 결코 크지 않다.
때문에 중국전서 승기를 놓칠 경우 과감하게 3-4위전에 올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우승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년 터키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획득이다. 중국과의 준결승전서 후반 들어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다면 굳이 올인할 이유는 없다. 힘을 비축해 3-4위전서 이기면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딴다. 물론 준결승전서 적절히 체력 조절을 한다고 해도 결승전 혹은 3-4위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골치가 아프다. 그만큼 한국여자농구의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위성우 감독(위, 가운데), 대표팀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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