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박병호가 대업을 달성했다.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MVP-신인왕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2013시즌 MVP로 선정됐다.
박병호는 다른 후보들을 여유있게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선정됐다. 박병호는 128경기 전경기에 출장해 홈런(37개), 타점(117점), 득점(91점) 1위에 오르며 큰 표 차이로 MVP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박병호의 2년 연속 MVP 등극은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 프로야구 사상 5번째로 MVP 2차례 이상 수상
정규시즌 MVP는 아무나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프로야구에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가장' 뛰어난 선수로 꼽히려면 그 시즌에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약간의 운까지 따라야 한다. 때문에 프로야구를 거쳐간 수 많은 스타들 중에서도 MVP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이 너무나 많다. 프로야구 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때린 양준혁 역시 MVP에는 한 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MVP에 두 번 오른 선수도 많을 리 없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MVP에 오른 인물은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 현역 시절 '오리 궁둥이'로 이름을 날린 김성한 수석코치는 1985년에 이어 1988년 정규시즌 MVP에 등극했다. 이후 3명이 더 있었고 역대 5번째로 2번 이상 MVP에 오른 선수가 바로 박병호다.
▲ 선동열, 장종훈, 이승엽에 이어 4번째로 2년 연속 MVP
하지만 김성한 수석코치도 2년 연속 MVP에 오르지는 못했다. 2년 연속 MVP에 처음 오른 인물은 선동열 KIA 감독. 1989시즌 36경기에서 21승 3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하며 MVP에 오른 선동열은 1990년에도 22승 6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2년 연속 MVP가 됐다.
두 번째 주인공은 장종훈이다. 1991시즌 타율 .345 35홈런 1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MVP 영광을 안은 그는 1992시즌에도 타율 .299 41홈런 119타점으로 활약하며 2년 연속 MVP가 됐다. 프로야구 40홈런 시대를 열며 연습생 신화를 일궈낸 것이다.
박병호 이전 2년 연속 MVP에 오른 인물은 이승엽(삼성)이다. 그는 2년 연속을 넘어 3년 연속 MVP에 등극했다. 이미 1997년과 1999년 MVP에 오른 경험이 있던 이승엽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연속 MVP에 선정됐다. 특히 2003년에는 56홈런을 때리며 홈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년 연속 MVP에 선정된 이승엽은 2004년부터 일본 프로야구로 장소를 옮겨 활동했다.
▲ 10년 만에 등장한 2년 연속 MVP
이승엽이 떠난 이후 MVP 자리는 춘추전국시대였다. 2004년 배영수(삼성)를 시작으로 2005년 손민한(당시 롯데·NC),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LA 다저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2008년 김광현(SK), 2009년 김상현(당시 KIA·SK), 2010년 이대호(당시 롯데), 2011년 윤석민(KIA), 2012년 박병호까지 매해 MVP가 바뀌었다.
이승엽 이후 누구도 2년 연속 MVP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박병호가 그것을 해낸 것이다. 물론 올해 프로야구에는 이름값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도 했지만 이 역시 선수들 본인 몫이다. 박병호는 여러가지 우려를 말끔히 씻으며 지난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고 2년 연속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뽑혔다. 덕분에 그는 프로야구 역사에서 단 몇 명 밖에 이루지 못한 대업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정규시즌 MVP에 등극한 넥센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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