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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양동근이 달라졌다. 예전 몸에 힘을 준 거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유한 양동근으로 변신했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이 변했다고 말할 정도다.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우리 배우가 달라졌어요'다. 전에 비해 말이 많아졌고 유머 감각도 늘었다. 대중 속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선 느낌이다.
양동근은 "요즘은 시대의 흐름에 따르고 있다. 유머러스한 흉내 정도는 낸다. 예전에는 나만 재미있으면 됐고 내 유머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 못해도 혼자 재밌으면 괜찮았다. 그래서 많이 썰렁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랬던 양동근이 영화 '응징자'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지난 2007년 '퍼펙트 게임' 이후 2년 만이다. 달라진 모습만큼 연기를 할 때도 한층 힘을 뺀 모습이다. 원래 연기 잘 하는 배우였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그의 모습에서 어딘가 모를 여유가 느껴진다. 2년 만의 스크린 복귀. 그동안 연기를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지는 않았을까?
양동근은 재치를 발휘해 "몸이 근질근질해서 나는 가정을 꾸렸다"고 응수했다. 실제 그동안 양동근은 아내를 얻었으며 지난 3월 아들을 품에 안았다.
이어 "나는 모기가 물려 가려우면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똑같다. 피가 났다. 피나는 과정이 있었다. 피 흘리는 희생 없이는 절대 가정이라는 게 성립 안 된다"며 "아내는 아이를 낳음과 동시에 여성으로서 자신의 여성성을 내려놨다. 여자들은 그런 심리가 생긴다고 한다.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꽃이 피었다가 지는 듯한 그런 마음이 생기나 보더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내만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양동근 역시 '영혼에 힘이 빠지는' 경험을 했다. 본인 스스로 송곳니를 빼는 것과 다름 없는 변화라 설명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내와 아들을 얻게 됐다.
양동근은 "내 영혼의 힘이 빠졌다. 송곳니를 뺐지만 씹을 수는 있다"며 "지금은 다른 이를 송곳니로 만들려고 더 갈고 있다. 있어야 한다. 없으면 큰 일이 난다. 연기를 할 때 나를 더 갈고 닦는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송곳니가 있기 때문에 자만했고 나태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양동근은 힘든 순간들과 직면했다. 안 좋은 일은 겹쳐서 온다는 말처럼 힘겨운 일들이 한꺼번에 그를 덮쳤다.
양동근은 "영화를 찍을 때 엄청 힘들었다. 아이가 아내의 뱃속에 있는데 안 좋은 상황들이 한꺼번에 들이 닥쳤다.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영화가 잘 나왔나 보다. 힘들 때는 꼭 좋은 작품이 나오더라. 그래서 이제는 좋은 작품을 따라가지 않으려고 한다. 좋은 작품을 하려 하면 안 되겠다. (작품이 좋을 경우 내가 처하게 되는 상황이) 너무 힘드니까"라고 말했다.
상황과 결과라는 점에서 양동근에게 연기와 음악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짜내 연기한 결과물이 더 좋은 반면, 음악을 할 때는 자신의 상태가 좋을 때 그 결과물이 더 좋게 나타난다는 것.
양동근은 "(연기와 음악의) 성격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연기도 상태가 좋을 때는 샤방샤방하 게 잘 나올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연기의 경우 세고 진지한데 깊이 있는 작품을 보고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음악은 업 되고 붕붕 나르고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고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좋은 상태일 때 나온 음악을 좋다고 하지만 연기는 그 반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동근이 출연한 영화 '응징자'는 우정 대신 증오만이 남은 두 친구 창식(양동근)과 준석(주상욱), 두 사람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넘나드는 복수를 그려낸 영화다. '내사랑 싸가지' '웨딩 스캔들' 등을 연출한 신동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양동근, 주상욱, 이태임 등이 출연했다.
[배우 양동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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