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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산 강산 기자]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레프트' 송명근의 존재는 신생팀 안산 러시앤캐시 베스피드에 엄청난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송명근은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경기에 2세트 중반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선발 출전이 아닌 교체 출전이었음에도 제 몫을 100% 이상 해낸 송명근이다. 이날 성적은 팀 내 최다인 16득점 공격성공률 59.09%. 후위공격 3개와 서브득점 2개, 블로킹 하나로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보여줬다.
송명근은 지난 8월 열린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러시앤캐시의 부름을 받았다. 대학 시절부터 인정받던 그가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킨 건 지난달 6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서 열린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다. 대표팀 주전 레프트로 나서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광인(한국전력)과 곽승석(대한항공)이 각각 팔꿈치와 손가락 부상으로 정상 출전이 어려워지자 박기원 대표팀 감독은 작정하고 송명근에게 자리를 마련해줬다.
송명근은 대회 전 경기(7경기)에 출전해 그 중 3경기에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박 감독은 "(송)명근이가 대회를 치르면서 한계를 한 계단 뛰어넘은 것 같다"며 "기술적인 면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도 크게 발전했다. 서브리시브가 아직 부족하지만 공격력과 서브는 대표팀 최고 수준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프로 데뷔 후 첫 경기도 인상적이었다. 기존 선수들과 고작 보름만 훈련하고 경기에 나섰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3세트와 4세트에만 14점을 몰아쳤다. 서브와 공격 모두 발군이었다. 리시브에도 종종 가담했고, 수비에도 적극적이었다. 서브 범실 하나가 옥에 티였다. 그만큼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4세트서는 외국인선수 아르파드 바로티가 교체돼 나가자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누볐다.
팀은 아쉽게 패했다. 1세트를 듀스 끝에 27-25로 따냈지만 이후 3세트를 연이어 내줬다. 3세트는 22-23에서 마지막 고비를 못 넘었고, 4세트는 19-14로 앞서다가 역전패했다.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하지만 송명근의 맹활약에 위안삼은 러시앤캐시다. 무엇보다 공격 옵션이 다양했다. 송명근의 활약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송명근을 비롯해 강영준(15점) 바로티(12점) 김홍정(10점)까지 총 4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는데, 송명근이 폭발하자 센터 김규민(5점)의 득점력까지 살아났다. 세터 이민규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불어넣었다.
경기 후 2200석을 가득 메운 팬들 앞에 선 송명근은 "사실 부담감도 있었다"면서도 "오늘 100%를 보여주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앞으로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은 경기, 멋진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송명근이 공격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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