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항에서는 보름쯤 말린 꽁치를 날로 먹는다. 포항의 겨울 별미인 과메기다.
과메기의 어원은 관목(貫目)이다. 원래 말린 청어를 관목이라고 했다. 청어는 지구의 북반구 지역에서는 흔한 겨울 생선이다. 그래서 어느지역이든 청어를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서 저장했다. 우리 조상들은 청어를 말렸다. 이를 관목이라 불렀다. 청어를 부엌 살창에 걸어 말리면 아궁이의 연기가 살창으로 빠져나가면서 훈제를 하게 되는데, 이를 특별히 연관목(烟貫目)이라 불렀다.
광복 즈음 우리나라 근해에서 청어가 사라졌다. 1971년 잠시 풍어를 보였을 뿐 현재까지도 청어는 잘 잡히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포항 사람들은 청어 대신 꽁치를 말려 예전 관목 대하듯 했다. 지금은 꽁치를 관목, 즉 과메기라 부른다. 언제부터 꽁치가 청어 대신 과메기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과메기는 겨울이 제철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11월 중순부터 날씨가 풀리는 설 전후까지 과메기를 말린다. 과메기는 단순히 꽁치를 말린 것이 아니다. 밤낮의 일교차에 의해 얼었다 녹았다하면서 보름 정도 숙성된 음식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보통의 경우 지방질이나 단백질은 공기 중에 장기간 두면 산패되는데, 꽁치는 껍질이 막처럼 살을 싸고 있어 산패없이 숙성되는 것이다. 잘 숙성된 과메기는 꽁치의 기름내가 맑고 살코기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약간 물컹한 듯하지만 부드럽게 입안에서 풀리는 맛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변종' 과메기가 등장했다. 꽁치를 반으로 갈라 말린 과메기다. 이렇게 말리면 사나흘이면 먹을 수 있는데, 먹기 간편하고 식감이 쫀득하다는 장점이 있어 요즘은 이 '변종' 과메기가 대세다.
간혹 청어 과메기가 나온다. 우리 바다에 청어가 돌아온 것이다. 가시가 있어 먹기 불편한 점이 있지만 진짜 과메기 맛은 이 청어에 더 있다. 포항 죽도시장과 구룡포시장에 가면 맛볼 수 있다.
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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