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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프로듀서 겸 가수 프라이머리(30, 최동훈)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인 아메바컬쳐가 표절을 부인했지만, 논란의 대상자인 네덜란드 출신 가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 측이 표절을 직접적으로 주장하고 나서면서 프라이머리의 표절 논란은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이 문제의 발단은 대중들이었다. 지난 2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을 통해 공개된 거머리(박명수, 프라이머리)의 ‘아가씨(I Got C)'는 공개 직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후렴 부분이 비슷하다는 내용으로 회자되며 표절 의혹이 일었다. 현재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두 음악을 비교하는 영상들도 적지 않게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문제가 되자 프라이머리 소속사인 아메바컬쳐 관계자는 “표절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하며 “프라이머리가 평소 카로 에메랄드를 좋아해 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그대로 따라한다거나 표절한 것은 전혀 아니다. 두 곡이 레트로 스윙 장르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지만 다른 곡이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왜 프라이머리에게 표절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일까. 이유는 듣기에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학이나 수학처럼 딱 떨어지지 않는 음악의 표절 여부는 청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상당부분 작용한다. 게다가 원곡자인 카로 에메랄드 측 관계자인 제작자 데이비드 슈울러스(David Schreurs)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프라이머리와 아메바컬쳐에 “우리가 보기엔 당신들이 우리 곡을 베꼈다고 생각한다”는 골자의 멘션을 보낸 것은 프라이머리의 표절에 힘을 실었다. 원곡자에게도 그렇게 들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표절을 판단하는 기준은 뭘까. 공연윤리위원회는 지난 1990년대까지 8마디 이상 유사하면 표절로 봤다. 이후 이 기준이 온전치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지난 2007년 문화관광부는 ‘표절 방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표절 판정에는 가락, 리듬, 화음 등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 유사성을 따지고, 음에 대한 기계적·수량적 비교보다는 음표의 연속성(가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화음의 진행방식이 유사한 경우에도 표절이 인정될 수 있다.
한 프로듀서는 이번 프라이머리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프로듀서가 곡을 만들다 보면, 다른 뮤지션들의 곡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더구나 좋아하거나 즐겨 듣는 곡의 가수일 경우 더욱 그렇다. 곡을 만들거나 멜로디를 짰을 때, 작곡가 입장에서 그 곡의 코드나 전개가 전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이 듣기에 비슷하다고 느껴지면 의도적으로라도 변형을 줘야 한다고 본다. 다른 악기를 쓰든지, 분위기를 바꿔야한다”고 설명했다.
분명히, 여지는 남아 있다. 대중들, 원작자가 듣기에 표절이라고 생각된다고 표절은 아니다. 프라이머리의 표절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행되고 있는 표절 관련 아웃라인에 따라 시비를 가려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표절여부를 가리기까지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비되고,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와 대중들은 지치고 잊혀져간다.
프로듀서는 음악을 통해 자신을 대변하고,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향유될 때 빛을 발한다. 그 존재가 음악을 듣는 대중으로부터 기인한다는 말이다.
[표절 의혹이 불거진 거머리 팀(위)과 프라이머리. 사진 = MBC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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