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통합 3연패까지 했는데…”
삼성 선수단은 요즘 마음이 편하지 않다. 15일부터 20일까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를 코 앞에 뒀으나 발걸음이 무겁다. 현재 삼성 선수단엔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라는 영광을 일궈내는 과정에서 생긴 후유증이 여기저기에 쌓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1번만 해도 후유증이 생긴다. 삼성은 하물며 3년 연속 통합우승을 했다. 남들보다 3배 이상의 총력전을 펼치면서 피로와 후유증이 몸에 쌓였다고 보면 된다. 아시아시리즈서 사실상 1.5~2진급 전력으로 나서야 할 형편이다. 삼성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 사정 있는 선수들, AS 참가 강요할 수 없다
아시아시리즈는 국가대항전이지만, 이벤트성 이미지가 강하다. 쉽게 말해서 아시아시리즈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해서 내년 연봉고과에서 추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아픈 선수에게 대회 참가를 강요할 수는 없다. 윤성환, 최형우, 권혁은 각각 몸이 좋지 않고 간단한 수술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아시아시리즈보다 더 중요한 건 내년 정규시즌이다.
오승환은 5일 첫 훈련 시작에 앞서 류중일 감독을 찾아 정중하게 대회 불참 의지를 밝혔다. FA 신청은 하지 않았으나 구단 동의를 얻어 해외진출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FA 장원삼과 박한이도 팀에서 훈련은 소화하고 있으나 대회 참가는 불투명하다. FA 신청을 한 순간 신분은 ‘무소속’이다. 두 사람 모두 삼성과 FA 재계약을 해야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할 수 있다. 원 소속구단과의 계약기간은 10일에서 16일. 삼성은 13일 낮에 출국한다. 삼성과 두 사람과 재계약을 한 뒤 아시아시리즈에 데려가기엔 시간이 촉박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삼성은 올해 외국인투수들과 계약할 때 한국시리즈 우승 시 아시아시리즈 참가 조항을 넣었다. 릭 밴덴헐크를 데려갈 예정. 그러나 밴덴헐크 역시 한국시리즈 7차전서 입은 팔 근육통이 아직 완벽하게 낫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삼성은 100%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물론 구단은 선수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있다.
▲ 참 부담스러운 AS, 챔피언들의 딜레마
삼성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서 조별예선 탈락 굴욕을 맛봤다. 통합 2연패를 달성했는데도 팬들에게 욕은 욕대로 먹고 시즌 마무리만 찝찝하게 했다. 때문에 삼성은 올 시즌 반드시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류중일 감독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아시아시리즈서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1.5군 전력으론 일본 챔피언과 대만 챔피언을 넘는 게 쉽지 않다. 과거 아시아시리즈에 나섰던 팀들 역시 그랬다. 주전들이 총출동해도 단기전서 일본, 대만을 이기는 건 쉽지 않다. 단기전이라 변수가 많다. 지난해 삼성이 라미고 외국인투수 마이크 로레에게 꽁꽁 묶여 영봉패 당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승이란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약간의 운이 따라야 한다. 하물며 팬들의 기대치가 큰대다 100% 전력도 갖추지 못한 상황. 류중일 감독의 마음이 갑갑하다.
한 야구인은 “언젠가부터 아시아시리즈가 참 부담스러워졌다. 우승을 해야 본전인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치른 팀들은 전력이 완전치 않다. 삼성은 통합 3연패를 한 팀이다. 축제 분위기여야 하는데 더 부담스럽게 됐다”라며 류 감독과 선수들의 심정을 이해했다. 일본시리즈 우승팀 라쿠텐과 대만시리즈 우승팀 퉁이도 비슷한 입장이다.
▲ 국가대항전과 친선전의 묘한 결합
아시아시리즈는 2005년 ‘코나미컵’이란 타이틀스폰서가 붙으며 성대하게 시작됐다. 아시아 챔피언끼리 진정한 승부를 가리기 위해 11월 중에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매년 100% 전력을 갖추고 나온 팀이 많지 않았다. 야구 특성상 자국리그 일정이 긴데다 우승팀은 후유증이 있다. 그런데 국가대항전의 성격이 있어서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친선전의 성격도 있어서 대회에 100% 경기력으로 나설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대회에 나섰다가 부상이라도 입으면 다음 시즌 준비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를 수밖에 없는 대회다.
급기야 코나미가 2007년을 끝으로 대회 후원을 하지 않았다. 대회 분위기 자체에 김이 빠진데다 홍보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2009년과 2010년엔 아시아시리즈가 한일,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으로 대체됐다. 아시아시리즈는 2011년에 겨우 부활했으나 분위기는 대회 초창기와 같지 않다. 부산에서 열린 2012년 대회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 팬들이 김 빠진 대회를 외면하는 건 당연하다.
이번에도 분위기가 심상찮다. 시작부터 김 새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시아시리즈라는 대회 정체성만 흔들리는 실정이다. 삼성은 13일 타이중으로 출국한다. 심란한 출국길이다.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을 찾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할 것 같다.
[2012년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했던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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