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본인의 색깔을 잘 찾길 바란다.”
삼성생명 박정은 코치가 11일 KB와의 홈 개막전서 공식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치렀다. 박 코치는 이날 KB전서 지도자 데뷔전을 치렀다. 모든 게 처음이고 낯선 순간이었다. 박 코치는 이호근 감독, 정상일 코치, 커크 콜리어 코치를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작전타임 때도 직접 뭔가를 지시하기보단 뒤에서 선수들을 격려해주는 역할이었다.
박정은은 선수시절 화려했던 영광을 모두 버렸다. 스스로도 “농구대잔치 시절 커트 머리 박정은으로 돌아갔다”라고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농구를 배우겠다는 의미다. 그런 박 코치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이호근 감독은 “다른 지도자들을 잘 참고해서 본인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물론 아직은 쉽지 않다. 박 코치의 지도경력은 지난 여름 삼성생명의 에어컨리그 훈련이 전부였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박 코치는 “올 여름에 훈련을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라고 했다. 코치로서 걸음마를 뗀 박정은 코치에게 이 감독과 커크 콜리어 코치가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한다. 이 감독은 “박 코치가 직접 선수로서 훈련에 참가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부상자가 많다. 모든 여자농구 팀들의 사정이 그렇지만, 베테랑과 신예들의 실력 격차가 있는 삼성생명의 경우 부상 악령이 끊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팀. 이 감독은 “박 코치가 없었다면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뻔 했다”라고 했다. 박 코치는 선수에서 코치로 변신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선수 대역을 하는 건 전혀 무리가 없었다. 물론 실력에서도 기존 선수들을 압도했기에 선수들 입장에서 훈련 효과는 매우 컸다.
이렇듯 박정은 코치는 기초적인 부분, 초짜 코치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차근차근 새 출발을 시작했다. 이 감독은 “슛, 수비 등 선수들에게 구체적으로 조언도 해주고 잘 가르쳐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정상일 코치도 웃으면서 “나만큼만 하면 좋은 코치가 된다”라고 했다. 이 감독과 정 코치는 박 코치가 지금처럼 기초부터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는다면 장차 더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코치는 일단 이 감독과 정 코치의 장점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여자농구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성공한 지도자 콤비로 꼽힌다.
박 코치는 “선수생활을 오래했다. 19년간 뛰면서 정은순 선배 같은 대선수와 같이 뛰었고, 선수생활 막판엔 20살이나 어린 유승희와 함께 뛰기도 했다. 그 선수들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게 지도자 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옆집 언니 같은 코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선배 지도자, 그리고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야 할 박정은 코치. 박 코치의 농구인생 2막이 힘차게 열렸다.
[박정은 코치. 사진 = 용인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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