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찬 ‘캡틴 리’ 이청용(25·볼튼)에게 박지성(32·PSV아인트호벤)의 향기가 났다.
이청용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7위 스위스와의 평가전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청용은 1-1 상황이던 후반 41분 천금의 헤딩 역전골을 터트리며 7년 만에 스위스를 격파하는데 앞장섰다.
스위스전을 앞두고 홍명보호 5기의 주장이 된 이청용은 “주장이 됐다고 해서 특별히 다를 건 없다”며 팀의 일원으로서 이전과 똑같이 행동하겠다고 했다.
보통 주장은 시야가 가장 많이 확보된 중앙 수비나 미드필더가 맡는다. 앞서 홍명보호 주장도 중원에서 뛴 하대성(서울)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었다. 이청용이 포진한 측면은 팀 전체를 이끌기엔 위치가 좋지 못하다.
하지만 이청용에게 이는 중요치 않았다. 그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한국의 90분을 이끌었다. 실점 장면에서 팀원들을 독려했고, 동점골을 넣었을 땐 좀 더 파이팅 넘치는 움직임을 요구했다. 마치 박지성이 과거에 그랬듯 그라운드 안에서 이청용의 존재감은 컸다.
후반 막판에 터진 이청용의 극적인 역전골은 더욱 박지성을 닮았다. 박지성은 한국이 위기에 빠지거나, 승리가 필요할 때 늘 결정적인 ‘골’을 터트렸다. 그런 박지성의 부재는 한동안 축구대표팀의 부진과 겹치며 그에 대한 그리움으로 커졌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주장 완장을 찬 이청용은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지만, 결국에는 기막힌 헤딩골로 스위스를 격침시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전 이후 1239일 만에 터진 A매치 골이다. 그렇게 이청용은 한 발 더 박지성에게 다가갔다.
[이청용.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