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정말 필요한데 왜 나가려고 하느냐. 너는 무조건 한화 선수다."
한화 이글스 노재덕 단장의 한 마디는 '명품 수비' 한상훈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오전만 해도 지지부진한 협상으로 인해 시장에 나갈 생각까지 했던 한상훈의 한화 잔류에 노재덕 단장의 한 마디는 엄청난 힘이 됐다.
한화는 16일 내부 FA(자유계약선수) 한상훈과 이대수, 박정진까지 3명 전원과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협상 마감시한을 5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극적 타협이 이뤄졌다. 한상훈은 계약 기간 4년 총액 13억원에 사인하며 오는 2017년가지 '한화맨'으로 남게 됐다.
한상훈은 계약 직후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단장님께서 제주도에서 직접 올라오셔서 이야기를 들어주셨다"며 "한화는 주목받지 못하던 내가 지금까지 야구를 하게 해줬고, FA 계약까지 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팀이다"며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그는 노 단장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경을 털어놓았다. 사실 한상훈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시장에 나가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이전까지 구단에서 보여준 협상 자세에 서운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오해도 쌓였다. 하지만 이는 모두 노 단장의 '밀당(밀고 당기기)' 전략이었다. 김종수 한화 운영팀장에게도 '강하게 나가라'고 조언했기에 김 팀장도 어쩔 수 없었다. 이날 마주앉은 노 단장의 한 마디가 한상훈을 감동시켰다.
"정말 네가 필요한데 왜 나가려고 하느냐. 너만큼은 마지막날까지 안 올 줄 알았다. 너는 무조건 한화 선수다."
"이전까지는 팀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던 한상훈의 마음이 녹아 내렸다. 울컥했다. 그는 "무조건 계약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구단은 계약금과 옵션을 수정해 한상훈에게 내밀었다.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어렵지 않게 도장을 찍었다.
그는 계약 직후 구단을 통해 "한화는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생활해온 내 고향이다"며 감격해했다. 그리고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한다"며 "그동안 고생한 가족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 설렘과 함께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한상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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