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맨' 이용규 "야구장에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마이데일리 = 서귀포 강산 기자] "야구장에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 '날쌘돌이' 이용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을 믿고 계약한 구단에 보답하겠다는 의지가 무척 강했다.

한화는 17일 오전 FA 이용규와 4년 총액 67억원, 정근우와 4년 총액 70억원에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 기한인 16일이 지나고 17일이 되자마자 바삐 움직였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이용규가 머물던 서울로 이동했고, 새벽 2시 30분 경 계약을 이끌어냈다. 김응용 감독도 이용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 하자"는 뜻을 전달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용규는 정근우와 함께 전날(18일) 한화의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제주도를 찾았고, 김 감독과 김성한 수석코치, 정승진 사장, 노재덕 단장, 김종수 운영팀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가졌다. 다음날인 19일 오전 서귀포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야구장에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이용규와의 일문일답.

몸 상태는 어떤가

"무리하지 않는 내에서 최대한 일찍 돌아오길 바라는 것 같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재활 스케줄 잘 소화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을 것 같다. 어깨는 이제 튜빙 재활훈련 들어간 상태다. 한 달간 하던 대로 하고, 이후에는 강도를 높인다. 입단 소식 듣고 한화에서 재활 캠프 일정도 잡아 주셨다. 12월에 사이판으로 이동한다."

한화에서의 각오는

"친구 (최)진행이도 있고, 태균이 형과 (정)근우 형도 함께 잘 어울렸었다. 마음 맞는 선배들이 있으면 그만큼 야구 할 맛도 나고 잘 통한다. 서로 잘 융합하면 충분히 플러스 알파가 될 것 같다. 내가 언제 복귀하느냐가 문제다. 팀에 도움될 수 있게끔 하는 게 최우선이다. 타순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하시는데 근우 형이 오면서 내 부담도 덜수 있고, 근우 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야구장에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어떤 부분에서 한화에 끌렸나

"단장님이 직접 오시리라곤 생각 못 했다. 너무 적극적이셨다. 타 구단에서 영입 의사를 타진하면 재고 싶지 않았다. 단장님께 '자존심만 세워 주시면 한 방에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셨다. 또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KIA에 있었지만 이제는 한화 선수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내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결정한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는

"스프링캠프 중간 정도 흐르고 나서 복귀 시점이 나올 것 같다. 내가 가장 고맙게 생각했던 부분이 내 어깨 상태에 대해서도 충분히 나를 믿어주셨다. 거기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 거기에 보답하려면 나중에 복귀 시점에도 수술했다는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90% 이상이어야 한다. 일단 내년에 내 목표는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화 야구가 재미있었다, 활발해졌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기존 선수들의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근성있고 오기있게 하면 다른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바뀌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사실은 부담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보여주면 많이 바뀔 것 같다. 그게 핵심이다."

한화에 올 수도 있다는 생각 했나

"안했다고 생각하면 거짓말이다. 한화에서 이미 FA 잡겠다고 선언했었고, 우리도 9년 동안 열심히 해서 얻은 권리다. 시장에 나와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한 번에 굉장히 강하게 다가온 것 같다. 기대 이상의 조건이 들어왔고, 나를 정말 필요로 하는 부분과 어깨에 대한 부분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다가와주셔서 가장 크게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다.

FA 과열양상에 대한 생각은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나온 것도 이유다. 큰 선수가 2~3명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이 나왔다.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이슈화됐던 부분들은 자연스럽게 들어갈 거라고 생각한다. 후배 선수들이 더 많은 희망을 갖고 할 수 있다는 게 좋다는 생각도 든다. 내 입장에서는 좋다 나쁘다 기준점을 두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우리가 잘해야 이 시장이 넓어진다. 야구장에서 조금 힘들겠지만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기록을 내야 한다. 4년간 근우 형과 나 모두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그냥 얘기가 들어갈 것 같다."

최진행과 통화했나

"진행이도 굉장히 설렌다는 표현을 먼저 하더라. 그 말 한마디에 의미를 알아챘다. 팀이 잘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나가서 많이 움직여주고 하다 보면 진행이, 태균이 형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우리가 여기를 선택했고, 더 보여지기 위해 결정한 부분이다. 진행이는 벌써 경기 모드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마음이 통하는 선수들이 많으니 잘 될 것이다."

이종범 코치와 다시 만난 소감은

"KIA 있을 때도 스프링캠프 때 룸메이트였다. 또 2005년부터 내가 주전으로 뛸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최근 2~3년 코치님과 떨어져 있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내 옆에 누군가 멘토가 있다면 정말 힘이 되는 부분이다. 이 코치님이 계시니 슬럼프에 빠져도 잘 헤어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용규(오른쪽)와 정근우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