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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떨리는 건 전혀 없었다."
'전체 1순위 루키' 신지현(부천 하나외환)의 프로 데뷔는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다.
지난 6일 2014 W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하나외환에 지명된 신지현은 고교 무대에서 한 경기 61점을 폭발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17세,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대표로도 활약했다. 팬들도 그의 데뷔전을 손꼽아 기다린 건 당연지사.
신지현은 22일 부천실내체육관서 열린 우리은행 2014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 한새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종료 2분 40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와 자유투 4개로 4점을 올렸다. 필드골 2개를 놓쳤으나 쟁쟁한 선배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자신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조동기 하나외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신지현의 출전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신)지현이는 2라운드부터 기용하려고 한다"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고교와 프로 무대는 많이 다르다. 1~2분씩만 계속해서 기용할 생각이다. 아직 수비 움직임이나 패턴 등을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1순위라도 아직까지 제대로 못 뛰는 선수들도 있다. 아무리 잘하던 선수라도 적응하는 데 몇 년 걸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그의 말을 뒤집었다. 이날 경기 종료 2분 40초를 남기고 신지현을 전격 투입했다. 프로 데뷔전에 얼떨떨할 법도 했으나 너무나 침착했다. 표정에서는 신인이 아닌 베테랑의 향기마저 느껴졌다. 그만큼 자신 있게 경기에 임했고, 상대 반칙으로 얻은 4개의 자유투를 모두 림에 꽂아넣으며 득점도 올렸다. 비록 팀이 50-63으로 패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웠다. 조 감독도 "오늘은 격차가 다소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고, 신지현도 "점수 차가 있었고,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패배에 아쉬워하던 조 감독도 신지현의 활약에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수비 움직임과 패턴을 숙지한 뒤에 투입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며 "특별한 실책 없이 차분하게 자유투도 넣어줬다"며 격려했다. 이어 "우리 팀 포인트가드가 취약하니 기회가 있다. 본인이 더 준비하면 더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담력이 세냐"고 묻자 신지현은 주저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조 감독은 "그 자세 좋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도 "스피드와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신지현은 "처음에는 뛸 줄 몰랐다"며 "빨리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운 좋게 득점했다"고 말했다. "아무 생각 없이 뛰어나갔다"는 그는 "떨리는 건 전혀 없었다. (김)지현 언니 혼자 가드를 보시는데, 빨리 보탬이 되고 싶다"며 "오늘은 짧은 시간이라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에 더 잘하겠다. 격차가 벌어지지 않은 팽팽한 경기, 승부처에서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하나외환 신지현. 사진 = WKBL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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