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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다음 게임 잘 하자고 했죠.”
23일 고양체육관. 경기 전 오리온스 주장 김동욱을 만났다. 김동욱은 20일 SK-오리온스전 오심의 중심인물이었다. 일반적인 파울이 속공파울로 둔갑해 순식간에 SK에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헌납한 선수가 됐다. 김동욱의 속공파울 이후 흐름이 SK로 넘어갔다. 물론 KBL이 공식적으로 오심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 마음고생을 한 티가 역력했다.
김동욱은 “그날 얘기는 더 이상 안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의외로 그날 이후 감독님, 선수들과 그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경기에 더욱 집중하자는 말을 했다”라고 했다. 김동욱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기 싫었다. 김동욱은 “다음 경기서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우리가 다른 팀에 지면 사람들은 ‘그때 그런 일이 안 일어났어도 졌겠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다음 경기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추일승 감독도 마찬가지 반응. LG와의 홈 경기 직전 만난 추 감독은 “이미 지나간 경기다. 요즘 공격과 수비가 나름대로 잘 풀리고 있다. 선수들에게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심판 판정을 의식하면서 경기를 하면 오히려 경기가 풀리지 않다. 선입견을 갖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만 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이날 분위기는 확실히 예전과 달랐다. 4연승이 끊긴 후유증일 수도 있지만, 20일 오심 사건으로 팀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았다고 봐야 한다. 추 감독도 “솔직히 팀 분위기는 가라앉은 게 사실이다”라고 토로했다. 누가 보더라도 그날 게임은 오리온스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경기 전 만난 또 다른 농구인도 “그런 게임을 치르고 나면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허탈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전반전 스코어가 22-25. 3점 열세였다. 득점이 극도로 저조했다. LG 역시 잘 풀어나간 게임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리온스가 상대적으로 더욱 침체됐다. 추일승 감독도 확실히 이날 경기가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심판 판정에 대한 어필을 최대한 자제했다. 하지만, 한번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진 못했다. 오리온스는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패배했다. 결정적인 순간 적극성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정신적인 데미지가 있는 듯했다.
4연승 이후 뜻밖의 2연패. 오리온스가 입은 정신적 데미지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프로는 결국 경기결과로 말한다. 이대로 패배를 더한다면 손해는 결국 오리온스가 본다. 좋지 않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 역시 선수들과 벤치의 몫이다. 오리온스가 시즌 중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중대 고비를 맞이했다.
[오리온스 벤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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