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두산에게 올 겨울은 '이별의 계절'이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 FA 3인방과의 결별도 모자라 2차 드래프트에서는 임재철, 이혜천, 김상현 등 베테랑 선수들과의 이별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써니' 김선우와의 이별을 택했다. 조건 없이 풀어줘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물론 다 이유는 있다. 두산은 거품이 낀 FA 시장에서 과열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합리적인 선택을 원한 두산은 결국 FA 3인방과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종욱은 4년 총액 50억원, 손시헌은 4년 30억원에 NC와 계약을 했고 최준석은 롯데와 4년 35억원에 합의했다. 두산으로선 세 선수를 모두 붙잡으려면 115억원이란 거금이 필요했던 셈이다.
2차 드래프트에서의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까지 보호를 해야 하는 2차 드래프트 규정상 두산은 유망주들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베테랑 선수들의 연이은 이적 또는 방출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2차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된 임재철의 이적과 지난 25일 방출된 김선우의 방출은 두산이 이미 은퇴 제의를 했으나 두 선수가 나란히 거부한 것에서 비롯됐다.
세대교체 혹은 리빌딩은 구단을 운영하는데 있어 언젠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FA 3인방을 모두 타팀에 빼앗겨 베테랑 자원이 줄어든 시점에서 기량은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평소 성실한 훈련 태도와 후배들의 두터운 신임을 갖춘 베테랑 선수들의 옷을 벗기려 한 이유는 뭘까.
두산 투수들의 대부분은 김선우를 언급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김선우는 '맏형' 답게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임재철도 마찬가지다. 유희관이 스타 반열에 오르기 전에도 임재철이 "희관이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 꼭 지켜보라. 잘 될 선수다"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게 벌써 엊그제 같다.
올해 준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반드시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하는 팀이고 성장을 기대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이끌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존재도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시즌이 종료되면 기량이 쇠퇴한 베테랑 선수가 옷을 벗거나 팀을 떠나는 일은 어느 팀에든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에서 두산은 너무 많은 인원의 베테랑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갔다. '화수분 야구'를 자랑하는 두산이지만 베테랑의 존재감은 반드시 기량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지금과 같은 선택은 결국 두산 구단이 한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의 공백 속에서도 팀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고 내년 준비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
[김선우(왼쪽)와 임재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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