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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구리 김진성 기자] “벤치를 안 보니까 말이 많아서…”
27일 구리체육관. KDB생명 안세환 감독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여자농구판에 떠도는 소문을 알고 있는 듯했다. 안 감독은 1라운드에 벤치에서 작전을 따로 지시하지 않는다. 대신 최명도 코치가 작전을 지휘한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안 감독은 지난 비 시즌에 훈련을 지휘하다 왼쪽 발을 다쳤다. 인대와 근육이 모두 끊어지는 중상이었다. 안 감독은 현재 깁스와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이고 목발에 의지해 생활한다. 정상적으로 감독직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농구계에 떠도는 소문이 안 감독을 불편하게 한 모양이다. “내가 벤치를 안 보니까 말이 많아서”라고 시원하게 언급했다. 경기 중 벤치에 앉아있는 감독, 서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코치. 겉으로만 보면 지난 시즌 막판 이옥자 전 감독과 이문규 전 코치의 역할 체인지와 똑같다. 이런 전례가 있었기에 농구계에선 안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에 걱정을 품었던 게 사실이다.
현 시점에선 안 감독이 선수단 중심을 잡고 있는 건 확실한 듯하다. 안 감독은 “원래 병원에선 내년에 깁스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일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깁스를 풀겠다고 말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안 감독 스스로 깁스를 풀고 정상적인 몸으로 선수단을 정상적으로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안 감독은 “사실 깁스를 풀고 서 보니 아프긴 아프다. 그래도 괜찮다. 정해진대로 2라운드부턴 내가 벤치를 볼 생각”이라고 했다. 안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KB와의 백투백 매치인데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하고 싶다”라고 했다. 단순히 내뱉은 말이 아니다. 안 감독은 KDB생명의 현 상태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있다.
안 감독은 “티나는 몸 상태가 올라오고 있다”라고 했다. 비 시즌에 훈련량이 모자라 정상 컨디션은 아닌 상황. 안 감독은 “이경은은 여전히 어깨를 뒤도 돌리는 게 쉽지 않다. 발등엔 피로골절 증상도 있다. 20분 이상 뛰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안 감독은 대신 김진영, 노현지, 김소담 등 젊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하고 있다. 미래도 내다보는 것이다.
아시아선수권을 치르고 돌아온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시간을 주기로 했다. 강영숙은 컨디션 자체가 좋지 않아 이날 결장했다. 안 감독은 “이연화는 대표팀에서 작전판만 들고 다니느라 훈련을 하지 못했다.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신정자는 대표팀에서 너무 많이 뛰어서 무리를 했다. 몸 상태가 가장 올라오지 않는다”라면서도 “2라운드 중반엔 올라올 것이다”라고 했다. 대표팀에서 중도 낙마한 한채진도 “종아리가 좋지 않은데 승부욕이 높아서 참고 뛰고 있다”라며 출전 시간을 조절할 뜻을 내비쳤다.
KDB생명은 벤치도 정상화되고, 선수단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2라운드를 기다린다. KDB생명은 이날 KB에 패배하면서 1라운드를 2승3패로 마쳤다. 여전히 조직력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갈 길이 험할 수도 있다는 의미. 물론 기본적으로 KDB생명은 멤버들의 역량이 좋다. 2라운드에는 점점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안 감독은 “전체 판도는 2~3라운드는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안세환 감독의 역량, 그리고 KDB생명이 갖고 있는 저력도 2~3라운드가 돼야 드러날 전망이다.
[안세환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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