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투펀치의 효율적인 활용 해법은 무엇일까.
KB는 1라운드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3승2패, 2위라는 성적보다 내실이 더욱 알찼다. 서동철 감독은 역시 준비된 감독이었다. 높이를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스피드를 활용한 토털 바스켓을 일정 부분 수용했다. 그 중심엔 단연 변연하와 모니크 커리가 있다. 커리는 신장은 182cm로 작지만, 확실히 농구 센스가 있다. 변연하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
센터 없는 농구를 하는 KB에서 변연하와 커리의 역할 분담이 매우 중요하다. 커리는 WNBA에서 뛸 때 2~3번을 소화했다. 변연하와 역할이 겹친다. 때문에 서 감독은 기본적으로 커리에게 4번 파워포워드 역할을 맡긴다. 미스매치가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커리가 갖고 있는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게 서 감독의 생각. 실제 커리는 성급한 슛 셀렉션, 무리한 돌파 등을 지양한다. 철저하게 이타적인 플레이를 한다. 하지만, 커리와 변연하는 여전히 서 감독이 만족할수준의 시너지효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당연히 해결책도 있다.
▲ 변연하의 컨디션, 커리의 한국 적응
일단 변연하의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1월 초까지 대표팀 소속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렀다. 변연하 본인은 “1라운드서 부진했다. 대표팀 다녀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건 핑계”라고 했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완전히 없을 순 없다는 게 농구인들의 지적이다. 보통 시즌 직전엔 강도 높은 훈련보단 훈련량을 조절하면서 개막전에 컨디션을 맞추는 편이다. 그런데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 시즌 개막 1주일전까지 열렸다. 부상병동인 위성우호는 매 경기 30대 주전들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변연하도 태국에서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서 감독은 “변연하가 커리에게 맞추려고 하다 보니 자신의 페이스도 잃었다”라고 분석했다. 이 부분은 커리의 한국무대 적응과 연관된 문제다. 서 감독은 “급한 상황에선 예전에 하던 플레이가 나온다”는 지적. 커리가 서 감독의 요구대로 4번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접전 상황에서 2,3번처럼 플레이 하면서 변연하와 동선이 겹치는 모습이 몇 차례 있었다. 이럴 때 변연하가 공간을 넓혀주는 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면 되는데, 변연하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 좋아질 일만 남았다
중요한 건 커리는 서서히 한국무대에 적응하고 있고, 변연하는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KDB생명전이 고무적이었다. 이날 변연하는 17점을 올렸다. 커리와 역할을 바꿔가며 지능적으로 플레이 했다. 미스매치를 만들어 집요하게 골밑을 팠다. 변연하가 외곽슛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이다. 커리는 외곽으로 돌아 나와서 슛을 날렸다.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아 9점에 그쳤지만, 리바운드 7개로 4번에 맞는 역할을 했다. 25분 활약에 이 정도면 괜찮은 수치다.
변연하는 “슛이 안 들어가는 날엔 리바운드와 수비로 팀에 공헌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벤치에 앉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커리가 나보다 골 결정력이 더 좋다”라며 이타적인 자세를 취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팀에 녹겠다는 의지였다. 서 감독은 이런 자세에 고무적이면서도 에이스의 기를 살려주려고 한다. “변연하를 위한 패턴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실제 KB의 당면 과제다.
신장이 작은 선수들이 모인 KB 농구는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고, 득점 찬스를 열어야 한다. 수비에서도 철저하게 약속된 움직임이 필요하다. 변연하는 확실히 달라졌다. 커리도 서서히 적응 중이다. 서 감독은 “커리가 머리가 좋고 눈치가 빠르다”라며 기대했다. 사실 시즌 전 손발을 전혀 맞출 시간이 없었던 두 사람이 이 정도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올 시즌 1라운드 화두 중 하나는 대표팀에서 돌아온 선수들과 외국인선수들의 호흡이다. KB는 1라운드서 스타일이 비슷한 변연하와 커리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인 공수 조직력이 업그레이드 된 상황에서 두 사람의 활약이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KB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선두 우리은행과 공동 2위 신한은행도 긴장해야 한다.
[변연하(위), 커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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