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작금 세계최고의 선수는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 최종후보 3인에 오른 리오넬 메시(26,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 프랭크 리베리(30,프랑스)다. 이 셋이 월드컵에서 한 조에 포함된다면, 단언컨대 그 조가 바로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조가 될 것이다.
내년 6월 열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이 모두 정해진 가운데, FIFA랭킹에 의한 시드 배정으로 역대급 죽음의 조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드국에는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벨기에, 우루과이, 스위스, 콜롬비아가 포함됐다. 자연스레 과거 월드컵에서 1번 포트였던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잉글랜드 등이 유럽조로 구성된 4번 포트로 밀렸다. 여기에 유럽예선 플레이오프를 통해 극적으로 본선에 오른 프랑스는 FIFA랭킹에서 밀려 아프리카, 남미가 속한 3번 포트에 배정되어 한 조에 최소 2개의 유럽팀이 포진하게 됐다.
▲ 죽음의 조 ‘희생양’, 아르헨티나 바티스투타의 눈물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24개에서 32개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강팀들이 고르게 분포되면서 죽음의 조가 나올 확률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회 적어도 1그룹에선 누가 16강에 올라가도 이상할 것이 없던, 죽음의 조가 형성됐다.
1998년에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희생양이었다. 당시의 스페인은 지금처럼 막강한 전력은 아니었다. 그러나 ‘신성’ 라울 곤잘레스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들이 다수 포진한 우승후보였다. 그러나 스페인은 나이지리아-파라과이-불가리아를 상대로 1승1무1패(승점4점+4)를 기록하며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나이지리아전 패배가 컸다. 스페인은 뒤늦게 불가리아를 상대로 6골을 몰아쳤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4년 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죽음의 조가 나왔다. 희생양은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파블로 아이마르, 후안 베론 등이 포진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 나이지리아, 스웨덴과 한 조를 이뤘고 1승1무1패(승점4점), 조 3위로 스웨덴과 잉글랜드에 밀려 탈락했다. 당시 16강 실패 후 바티스투타가 흘린 뜨거운 눈물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월드컵의 슬픈 장면이기도 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죽음의 조에 슈퍼스타가 희생됐다. 그 중에서도 2번이나 고배를 마신 선수가 바로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다. 2006년에는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세르비아 몬테니그로와 한 조가 돼 3위로 탈락했고 2010년에는 브라질, 포르투갈에 밀려 고개를 떨궜다. 당시 브라질은 FIFA랭킹 1위, 포르투갈은 3위였다. 유럽을 호령했던 드로그바도 월드컵 ‘죽음의 조’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졌다.
▲ 메시vs호날두vs리베리, 역대급 죽음의 조 탄생할까?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죽음의 조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잘하면 메시, 호날두, 리베리가 한 조에 뛰는 역대급 죽음의 조가 탄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2번 포트 최강자인 멕시코가 들어갈 경우 치차리토까지 가세하게 된다. 이 정도면 거의 음모에 가깝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열려있다. 앞에서 봤듯이 아르헨티나는 지난 10년 간 대부분을 죽음의 조의 중심에 서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있는 곳이 곧, 죽음의 조였다. 더구나 지금의 아르헨티나는 세계최고로 불리는 메시가 있다. 모두가 피하고 싶은 팀이다. 호날두가 있는 포르투갈도 그리 대진운이 좋은 편이 아니다. 2002년에는 한국에게 당해 피구, 후이 코스타 등이 조별리그서 짐을 쌌다. 2010년에도 승점 1점 차이로 코트디부아르를 따돌렸다. 세기의 라이벌 메시가 있는 곳에 호날두가 들어간다면 그 조는 ‘지옥’이 될 것이다.
유럽팀으로 유일하게 3번 포트로 밀린 프랑스는 죽음의 조에 들어갈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프랑스는 시드국과 함께 또 다른 유럽팀과 한 조에 묶인다. 1번 포트에선 유럽팀이 아닌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우루과이 중 한 팀과 만나게 되고, 4번 포트에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잉글랜드, 네덜란드, 크로아티아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 프랑스는 브라질에 가게 된 걸 후회하고 있진 않을까.
사실 ‘메시vs호날두vs리베리’ 외에도 다양한 죽음의 조 탄생이 가능하다. ‘네이마르-판 페르시-리베리’ 또는 ‘수아레스-루니-드로그바’도 역대급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다만, 스타플레이어의 전투력과 팀 전체의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할 때, 발롱도르 후보 3인의 대결이 역대 최악의 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부디, 한국의 손흥민이 이들과 한 조에 속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호날두-메시-리베리.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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