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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황정민과 충무로 대표 절친 이정재와 정우성, 여기에 설경구까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남자배우들이 충무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네 명의 배우들은 올 한해 각자 자신의 대표작이라 말할 만한 작품을 선보였다. 물론 이들이 선보여 온 많은 작품들을 자신의 대표작이라 칭할 수 있겠지만 올해 황정민, 이정재, 정우성, 설경구가 선보인 영화는 그들의 필모그래피에 길이 남을 만한 작품이다.
황정민은 영화 '신세계', '끝과 시작', '전설의 주먹'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는 항상 진솔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지만 특히 '신세계'의 경우 정감 넘치는 싱크로율 100% 마초 연기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를 본 남자 관객뿐 아니라 여자 관객들 사이에서도 "브라더"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을 정도다.
뿐만 아니다. '신세계'는 지난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 올해 20년차를 맞는 배우 황정민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줬다. 지난 2005년 제23회 청룡영화상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황정민은 올해 '신세계'로 두 번째 청룡의 남우주연상 영광을 안았다.
이정재 또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올해 그를 돋보이게 만든 작품은 바로 '관상'이다. 물론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신세계'에서 잠입 경찰 자성 역을 맡아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심리상태를 섬세히 그려내 호평 받았지만 그의 또 다른 매력을 일깨워준 작품은 '관상'이라 할 수 있다.
이정재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아 역대 가장 섹시한 수양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제작 사정을 고려해 자신의 출연료까지 자진삭감하며 영화에 힘을 보탠 이정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던 셈이다. 이 작품으로 이정재는 새삼 섹시남으로 재조명 받았을 뿐 아니라 제34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또 제50회 대종상에서 인기상 수상자로 호명되며 지난 1994년 영화 '젊은 남자'로 데뷔한 후 생애 첫 인기상을 품에 안았다.
정우성 역시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배우다. 정우성은 지난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후 청춘 아이콘, 잘생긴 남자배우의 표상으로 군림해왔다. 배우로 살아온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우성은 유독 악역과 인연이 없었다. 이런 그를 악역의 세계로 이끌어준 작품이 바로 4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감시자들'이다.
정우성은 '감시자들'에서 완벽한 범죄 설계자 제임스 역을 맡아 연기와 영화배우로서의 멋 모두를 잡았다. 그에게 딱 맞춘 옷 같았던 제임스 역은 정우성의 성공적 충무로 복귀를 증명해 보였을 뿐 아니라 제34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라는 결과를 안겼다.
또 한 명의 20년차 배우가 있다. 바로 설경구. 최근 설경구는 데뷔 20주년 기념 파티를 통해 오랜 세월동안 자신과 함께 해 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993년 연극 '심바새매'로 데뷔해 21년 차이지만 20년 기념행사를 올해 했으니 데뷔 20주년으로 치자)
올해 설경구는 '타워', '감시자들', '스파이', '소원' 등을 선보이며 널뛰기 하듯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그 중에서도 '소원'은 절절한 그의 부성애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은 설경구 역시 마찬가지. 배우생활을 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소원'으로 생애 첫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을 정도다. 설경구는 배우가 연기하는 아버지가 아닌 진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또 한 번 자신의 연기력을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
[배우 황정민, 이정재, 설경구, 정우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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